영화 한 편 때문에 한국은행에 비상이 걸렸다.
한은은 15일 개봉되는 영화 <범죄의 재구성>이 한은을 대상으로 수표위조 사기극을 펼치는 장면을 담고 있어 모방범죄에 대비해 경비를 강화했다. 한은은 현금을 보관하고 있거나, 주고받는 한은 내부 장소에 경비인원을 늘리고, 경비원들의 무장상태를 ‘권총’에서 ‘기관단총’으로 한단계 높였다. 이 기관단총은 실탄이 장착돼 있으며, 상황이 발생하면 ‘발포’도 가능하다.
황명관 한은 안전관리실장은 13일 “본점은 물론 16개 지역본부에도 <범죄의 재구성>이라는 영화에 따른 모방범죄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하라는 지시를 내려보냈다”며 “9·11 테러, 연말연시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경비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범죄의 재구성>은 위조수표를 이용해 한은에서 50억원의 현금을 인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두경 한은 발권국장은 “금융기관들이 한은에서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려면 한은 전산망을 통해 하루 전에 미리 통보해야 하고 사진 조회 등을 거치기 때문에 (영화에서처럼) 금융기관 직원을 가장해 위조수표로 현금을 인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