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실패로 350여억원 날리고, 강남 룸살롱에서 한달 평균 2000만원 ‘펑펑’, 카지노에서 4억6000만원 잃고….” 우리신용카드 직원 박모(36) 과장과 오모(32) 대리 등 공금 400억원을 횡령하고 지난 6일 중국으로 도주한 두 사람은 그 동안 마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듯 회사 돈을 물쓰듯 탕진하고 돌아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경찰서가 구속된 공범 박모(37·전직 택시운전사)씨의 입을 통해 확인한 사실이다. 박과장 등은 작년 12월2일 46억원을 시작으로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공금 400억원을 또 다른 공범인 김씨(무직·도주 중) 명의로 개설된 시중 은행 계좌로 빼돌렸다.
그런 뒤 공범 박씨를 시켜 선물옵션에 투자했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경찰은 이때 본 손실이 400억원 가운데 353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선물옵션 투자를 해준 공범 박씨에게 5000만원, 채용한 여직원에게도 월급이 지급됐고, 또 회사 사무실 유지비 등으로도 지출됐다.
이와 별도로 박과장 등은 7차례나 정선 카지노에 놀러가 4억6000만원을 잃었다. 경찰 관계자는 “박과장 등은 호텔에 묵으면서 VIP실에서 도박을 즐겼으며 한번 갈 때마다 6600만원 정도를 쓴 셈”이라고 말했다. VIP실은 최소 3000만원을 카지노측에 입금시켜야 들어갈 수 있다.
또 이들은 서울 강남의 A룸살롱 등을 다니며 지난 4개월 동안 모두 8000여만원을 술값으로 지출하는 등 한달에 평균 술값 2000만원을 썼다. 공범인 김씨의 경우에는 1억원 정도 하는 에쿠스 승용차를 사서 몰고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400억원 가운데 363억원 정도는 어떻게 사용됐는지 알아냈지만, 아직 38억원 정도는 사용처가 명확하지 않다”며 “지난 6일 중국 상하이로 도주한 3명이 이 중 얼마를 빼돌렸는지 아니면 탕진했는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