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토) 맨체스터… 한인 후원회 결성, 음식제공에 원정 응원
‘한국 복싱의 중흥을 알리는 챔피언벨트를 영국에서 따겠다’
세계복싱평의회(WBC) 페더급 1위인 지인진(31)이 오는 10일 영국 맨체스터의 MEN 아리나에서 홈링의 동급 2위 마이클 브로디(29)와 챔피언 자리를 놓고 재대결한다.
지인진은 이 경기를 위해 4일 영국에 도착해 맨체스터에서 시차적응과 마무리 연습 중이다. 작년 10월 같은 장소에서의 경기가 판정번복으로 무승부가 돼 챔피언 자리가 공석으로 남아있기에 이번 재대결의 의미는 더욱 크다.
장홍기 사범은 “인진이가 기술과 펀치력에서 앞선다. 브로디가 체력은 좋지만 인진이가 승리할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지선수의 상대인 마이클 브로디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챔피언은 나의 꿈이다. 이번에는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경기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 지인진을 강하게 몰아 부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상 최악의 침체에 빠진 한국프로복싱은 2002년 7월 최요삼이 WBC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을 뺏긴 후 1년 9개월동안 노챔프국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번 경기는 영국의 SKY-TV와 한국의 MBC-TV가 직접 중계방송할 예정이다. 지선수의 통산 전적은 28승(16KO)2패1무, 브로디는 35승(22KO)1패1무로 화려하다.
■ 응원단, 후원회 결성 등
‘권투광’인 재영요식업협회 허영구 회장과 박화출 부회장 등 임원들은 지선수 후원회를 결성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마무리 훈련중인 지선수를 위해 갈비, 김치, 반찬 등을 준비해 맨체스터로 올라가 직접 요리해 주는 등 ‘필승’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또한 경기 당일 응원단을 위해 도시락·간식·음료수 준비까지 발벗고 나섰다.
재영가이드협회 역시 응원단을 위해 관광버스 무료 제공 등 오랜만에 한인들이 자발적 봉사와 단결된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뉴몰든에 있는 파운틴 펍Fountain Pub(롯데쇼핑 옆)은 재작년 월드컵에 이어 10일(토) 저녁 8시부터 한인응원단을 위한 특별 자리와 SKY-TV 방송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특별취재반>
비운의 ‘50분’ 챔피언
■ 왜 재대결 하나?
지난해 10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첫 번째 타이틀매치에서 지인진은 세계프로복싱 사상 초유의 판정번복으로 챔프 등극을 ‘어처구니 없이’ 빼앗겼다.
당시 전반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고 10분이나 지연돼 나온 판정에서 승리를 거둬 챔피언 벨트까지 찼으나 50분 뒤 스코어카드 오류라며 WBC 슐레이만 회장은 무승부를 선언하고 재대결을 발표했다.
1라운드에서 영국 마이클 브로디 선수의 버팅(머리로 부딪히는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브로디의 반칙에 1점 감점을 줘야 할 슐레이만 회장이 2점을 감점하는 실수로 인해 착오가 났다는 것이다. 홈 링의 잇점을 살린 영국 복싱계와 브로디 측의 항의가 먹혀들었다고나 할까.
전례상 판정이의를 제기한 상대방 선수와 1차 방어전을 결정하는 ‘상식’을 깨고 이미 내려진 판정을 번복하면서까지 무효시킨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많은 복싱관계자는 “만약 지인진 선수가 미국같은 강대국의 선수였다면 과연 챔피언 무효가 되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