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4∼6월) 고용시장이 2002년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을 전망이다.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 3곳 가운데 2곳이 2분기에는 채용 계획이 없으며 나머지 한 곳은 채용 계획이 있거나 채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 계획이 있는 사업장은 5곳 중 1곳 정도다.
여기에 투자 부진과 내수 침체가 지속돼 대기업의 국내 신규 채용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반면 해외 현지 채용은 급증하는 ‘일자리 해외 유출’ 현상도 확산되고 있다.
▽“채용 계획 없다”=노동부가 5일 발표한 ‘2004년 2분기 고용동향전망조사’에 따르면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 4441개 가운데 올 2분기에 채용 계획이 있는 업체는 21.8%(968곳)로 집계됐다. 이는 2002년 1분기의 21.5% 이후 가장 낮은 수준.
반면 채용 계획이 없는 사업장은 66.6%(2956곳)로 올 1분기 64.6%에서 2.0%포인트 늘었다. 2002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조사 사업장의 11.6%는 아직 채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일자리 해외 유출=삼성그룹은 지난해 국내에서 대졸 신입사원 6700명을 신규 채용한 반면 중국에서는 대졸 및 일반 직원을 합쳐 9000명을 신규 채용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17개 해외법인 인력이 전년 말 대비 2800여명 늘어난 반면 국내 고용 인력은 1600여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LG전자는 지난해 해외 전체 인력이 3만3000명에 이르러 2만7000명 수준인 국내 인력 규모를 앞질렀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상무는 “국내 주력 산업의 해외 진출이 늘면서 현지 채용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국내 경영환경이 나빠서 해외로 탈출하는 기업도 있다”면서 “기업인이 국내 투자를 어렵게 하는 요인 중 1순위로 꼽는 것은 노사관계와 고임금이며 이를 해결하지 않고는 ‘채용 공동화’ 해소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