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이 지난 2001년 미국에서 9·11 테러를 감행한 수개월 뒤 영국 런던의 히스로 국제공항에 대한 테러 공격을 지시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지난달 2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9·11 테러를 주도한 테러 지도자인 칼리드 세이크 모하메드의 말을 인용, 빈 라덴이 당시 토니 블레어 영국 수상을 벌주기를 원했으며 블레어 그를 ‘주적(principal enemy)’으로 간주했었다고 전했다. 모하메드는 지난해 3월 파키스탄 북부 라왈핀디에서 체포됐다.
모하메드는 또 9·11 테러 당시 본래 계획은 10대의 항공기를 납치해 로스앤젤레스의 라이브러리 타워와 시카고의 시어스 타워 등 미국 전역의 주요 빌딩들에 동시다발적인 항공기 충돌 테러를 가하는 것이었으나, 빈 라덴이 이 같은 공격이 실행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 계획을 수정했었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연쇄 열차폭탄테러가 발생한 후 영국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테러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알려져 더욱 주목된다. 특히 지난해 세계적인 반대 여론을 물리치고 이라크 전쟁을 감행, 미국과의 밀접한 동맹 관계를 과시한 영국이 국제 테러조직의 직접적인 테러 표적이 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존 스티븐스 런던 경찰청장은 마드리드 테러 직후 “런던을 표적으로 한 테러 공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마드리의 폭탄 테러는 영국과 유럽에 대한 경고”라고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