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선대위 발대식이 열린 지난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천막당사. 당사를 옮긴지 5일만에 ‘그럴듯한’ 화장실이 만들어졌을 정도로 초라하고, 황량한 분위기였던 천막당사가 오랜만에 ‘번쩍번쩍’ 빛이 났다.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하기 위해 모여든 의원들과 당원들의 고급 승용차에서 나는 빛이었다. 이날 천막당사의 주차장엔 고급 승용차 30∼40대가 모여들어 대성황(?)을 이뤘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최근 “천막에 큰 차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으니 차에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을 정도. 그러나 박대표의 간절한 ‘빈티내기 작전’이 무색할 정도로 이날 주차장은 호화판이었다.
당사를 영등포시장 한복판의 농협 폐공판장으로 옮긴 열린우리당도 사정은 마찬가지. 주차장엔 에쿠스, 체어맨, 다이너스티 등 고급 승용차가 자리잡고 있었고, 가뜩이나 비좁은 당사 주변엔 대형 전경 버스가 늘어서 주변 상인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인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 ‘서민 흉내내기’에 주력하고 있는 정당들의 한계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회사원 박충현씨(33)는 “정당 대표들이 민생을 챙기겠다고 택시를 타고 출근하는 등 난리법석인데 정작 국회의원들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모양”이라며 “이런 것들이 모두 표를 노린 쇼라는 느낌이 들어 씁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