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 요원으로 선발된 한국군 자이툰 부대원 3000명 가운데 173명이 이라크행을 포기했다고 국방부 관계자가 21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포기 의사를 밝힌 일부에게는 이미 (파병부대로의) 인사 명령이 떨어진 상태였다”며 “군 수뇌부는 이들의 결정이 다른 부대원들의 사기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들의 바뀐 생각을 무시하고 파병지로 보낼 경우 현지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당사자들의 분명한 의사를 확인한 뒤 파병을 원치 않는 요원들은 전원 교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의 다른 관계자는 “당초 파병을 지원할 때와 달리 이라크 현지 치안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파병 지원 장병들과 동의서를 써준 이들의 부모가 불안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주 한·미 간에 파병지를 기존의 키르쿠크에서 제3의 지역으로 바꾸기로 합의하며 파병 일정이 지체됨에 따라 중도 포기한 인원의 교체는 향후 파병부대 재정비 과정에서 이뤄진다.
한편 국방부는 이라크 파병 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2개월 정도 늦어진 6월 말께로 잠정 판단하고, 그 기간까지 자이툰 부대 요원들을 자대로 복귀시키지 않고 특전사에서 계속 훈련시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