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조상헌 교수의 <알레르기와 만성기침>을 20주 예정으로 연재합니다. 이번 연재는 조교수가 1996년~1998년 영국 사우스햄턴 병원 근무 중 본지에 투고했던 글을 새롭게 정리한 것입니다.
알레르기와 만성기침
음식물 알레르기
① 원인과 증상
음식물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여기에서 음식물이라고 하면 약물 이외에 입으로 섭취하는 것을 모두 포함한다. 음식물알레르기와 혼동되는 질환중에는 식중독이 있는데 식중독은 음식물내에 포함된 독성 물질 또는 세균이 원인이 되는 것으로 음식물 자체가 오염되었을 경우에 발생한다. 따라서 식중독은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하면 발생하며 그 음식물을 나누어 먹은 사람이 동시에 집단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몇해전 영국의 모 유명 슈퍼스토아에서 판매된 영아용 우유가 살모넬라균에 감염되어 판매됨으로써 이를 먹었던 애기들이 구토, 설사, 복통 등을 집단적으로 일으켜 긴급히 동일제품들을 수거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는 식중독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음식물 알레르기는 알레르기성 체질을 가진 사람이 특정한 원인음식물을 섭취할때 알레르기반응이 일어나는 것으로 두드러기, 구토, 설사, 복통, 천식, 비염, 두통 등의 알레르기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특정한 원인음식물은 그 사람 개인에서만 과민반응을 일으킬 뿐이고 다른 사람에서는 아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즉 음식물 알레르기에 있어서 음식물은 위생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알레르기성 체질을 가진 사람에서만 그 음식물에 대한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이고 집단적으로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이러한 내용을 모르는 사람은 식당에서 음식물을 먹은후 알레르기반응을 일으킬때 식중독을 일으켰다고 소동을 피우고 그 식당의 위생상태를 의심하는 오해를 가질 수 있으나 음식물알레르기와 식중독은 구별하여야 한다.
음식물을 먹은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는 음식물알레르기, 식중독이외에도 소화효소결핍이 있다.
우유속에 들어있는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인 락타제가 결핍되면 우유를 먹었을때 유당이 분해되지 않으므로 소화흡수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유당이 소장에 그대로 남게 되고 대장균에 의해서 분해되어 설사, 복통 등을 일으키게 된다. 락타제가 결핍된 사람은 우유를 먹을 때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우유로 만든 것, 예를 들면 야쿠르트, 아이스크림, 빵, 과자, 치즈 등에 의해서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락타제가 결핍된 경우에는 증상이 위장관에 국한되어 설사와 복통이 나타나고 두드러기 등 알레르기 증상은 나타나지 않으므로 어느정도 두 가지를 구별할 수 있으나 이 두 가지 질환이 혼동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음식물알레르기의 원인
음식물알레르기 증상을 가지고 병원에 찾아 오는 사람은 대부분 돼지고기, 닭고기를 금해야 되는것으로 알고 있다. 주위에서들 그렇게 이야기하기 때문에 알레르기에는 돼지고기, 닭고기가 좋지 않은 것으로 믿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일 뿐이며 이들 음식물이 알레르기질환에 특별히 나쁜 것은 아니다.
음식물알레르기질환은 특이한 체질과 관련되어 어떤 음식물에 과민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므로 개인마다 어떤 음식물에 과민반응을 일으켰느냐에 따라서 원인음식물이 각각 다르다.
다시 말하면 음식물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 음식물에 과민하게 되는 과정이 문제인데 이러한 경향은 어느 정도 부모로부터 유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치 집안에 당뇨병환자가 많으면 자신도 당뇨병에 걸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과 마찬가지로 알레르기성 체질도 일부에서 유전되므로 집안에 알레르기성 질환이 많으면 자신도 알레르기성 체질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앞으로 알레르기성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러한 유전성은 100% 유전되는 것은 아니며 예외가 얼마든지 있으므로 유전성에 대해서는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
<다음주 음식물 알레르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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