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제1야당 보수당이 공영방송 <BBC>의 시청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마련해 <BBC> 문제가 정치쟁점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이브닝 스탠더드>가 23일 보도했다. <이브닝 스탠더드>는 선거공약을 개발중인 보수당 방송정책그룹이 연간 116파운드에 달하는 <BBC>시청료를 차등화한 뒤 10년안에 완전히 폐지한다는 구상을 당지도부에 보고했다고 전했다.
보수당 방송정책그룹은 시청자들이 수십개에 달하는 채널 가운데 희망하는 채널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뒤 채널 수에 따라 시청료를 차등 징수하게 함으로써 <스카이 TV>를 비롯한 다른 유료 방송과 <BBC>의 경쟁을 유도하자고 제안했다. 교육, 예술, 시사보 도 등 공익 프로그램 제작시에는 별도 기금을 통해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이 지원금도 <ITV>나 <채널 4> 등 다른 방송과 공유해야 한다.
<이브닝 스탠더드>는 마이클 하워드 보수당 당수가 방송정책그룹의 제안을 선거공약으로 채택할 지 결정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내용이 정식으로 채택되면 이라크 대량살 상무기(WMD) 보도 문제로 <BBC>와 갈등을 빚고 있는 영국 정부의 <BBC>구조조정안과 맞물려 <BBC> 개혁이 선거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영국 정부는 <BBC>를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 4개 지역 방송사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