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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혁칼럼> - 가장 아름다운 인간의 가치는?
코리안위클리  2004/02/19, 05:11:11   
스승 앞에 한 제자가 찾아와 물었습니다.
“인간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입니까?”
스승은 그에게 진귀한 보석 한 개를 주면서 말했습니다.
“이 보석을 시장으로 가져가 값을 물어 보아라. 그러나 어떤 값에도 팔지는 말아라.”
제자는 맨 먼저 과일가게로 가서 주인에게 물었습니다.
“이 보석에 대한 대가로 무엇을 주시겠습니까?”
“오렌지 두 알을 주리다.”
다음으로 그는 감자를 파는 상인한테 갔습니다. 그 상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보석을 내게 준다면 감자 네근을 주겠소.”
그는 이번에는 대장간으로 갔는데, 대장장이는 보석상을 한 경력이 있어 그 보석을 보자 5백 루삐(인도의 화폐)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제자는 몇 군데를 거쳐 그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보석상에 들르게 되었습니다. 이 보석상 주인은 그 보석을 자세히 살펴보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보석은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것이 아니오. 이 보석은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대단한 가치를 지니고 있소.”
제자는 그 보석을 들고 스승에게 돌아와 자신이 겪은 바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러자 스승이 말했습니다.
“이제 너는 인간의 진정한 가치를 깨달았느냐? 사람은 자기 자신을 오렌지 두 알에 팔아 넘길 수도 있고, 감자 네 근에 팔아 버릴 수도 있으며, 오백 루삐에 팔 수도 있다. 그러나 또한 자신이 원한다면 값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귀한 존재로 자기 자신을 만들 수도 있다. 그 모든 것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느니라.”

참으로 귀한 이야기입니다.
오늘도 나는 나의 존재가치를 높이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쓰면서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그럴 것입니다.
옛사람들의 ‘자기의 분수를 지키라’는 말씀도 ‘생각해보면서 살아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자기의 모습 또는 자기의식을 잃어버릴 때 흔히들 ‘주체성의 상실’이니 ‘자기의식의 위기’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자기를 잃어버린 상태입니다.
저는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 나를 잃어버리고 살아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예컨대 물건을 구입할 때도 내가 필요해서 나를 위해서 산다고 하지만 때로는 남의 눈과 생각을 의식하다 보니 나에게 맞지 않는 것을 사기도 합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오랜만에 아는 사람을 만났을 때 현실의 나의 모습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진정 참다운 나의 모습은 감추어 버리고 서푼어치도 가치 없는 허세와 위선을 내세우는 경우도 이에 해당될 것입니다.
그 유명한 세익스피어의 <햄릿>의 독백 ‘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하는 것도 바로 자기의 참모습을 찾으려는 몸부림이라 생각되어 집니다. 자기답게 살려고 하면 다른 문제가 생기고 그렇다고 해서 자기답게 살지 않고는 배기지를 못하게 되어 버리는 갈등에서 햄릿은 고민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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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불어오는 바람에
따뜻함이 묻어 있습니다
마당에 심어 둔 수선화가
곱게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이 수선화 곁을 지나며
무어라 속삭였나 봅니다
봄소식을 전했나 봅니다
겨우내 꼭 다문 입처럼
아무런 속내를 드러내지 않을 것 같던
꽁꽁 얼어붙은 땅을 뚫고
연한 새순을 솟아 내더니
노오란 꽃망울들 터트리기 시작했습니다
창 밖으로 보이는
수선화의 꽃잎들이 눈부십니다
수선화를 감싸고 도는 눈부심이
오래지 않아 세상을 꽃으로 피울 것입니다.

<나의 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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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작은 죽은 사람도 살려냈다는 중국 선진시대의 유명한 의사입니다.
그런데 실은 그의 두 형도 모두 의사였습니다. 다만 그의 두 형은 세상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을 뿐입니다.
<길관지>라는 책에는 그들 삼형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위나라의 임금이 편작에게 묻습니다.
“그대 삼형제 가운데 누가 병을 가장 잘 치료하는가?”
“큰 형님의 의술이 가장 훌륭하고 다음은 둘째 형님이며 저의 의술이 가장 비천합니다.”
임금이 그 이유를 묻자 편작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큰형은 상대방이 아픔을 느끼기 전에 얼굴빛을 보고 그에게 장차 병이 있을 것임을 압니다. 그래서 그가 병이 나기도 전에 병의 원인을 제거하여 줍니다. 그러므로 상대는 아파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치료를 받게 되고 따라서 그가 자기의 고통을 제거해 주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큰형이 명의로 소문이 나지 않은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둘째형은 상대방의 병세가 미미한 상태에서 그의 병을 알고 치료를 해줍니다. 그래서 이 경우의 환자도 둘째형이 자신의 큰 병을 낫게 해주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병이 커지고 환자가 고통 속에 신음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병을 알아보았습니다. 환자의 병이 심하므로 그의 맥을 짚어야 했으며 진기한 약을 먹이고 살을 도려내는 수술도 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저의 그러한 행위를 보고서야 비로소 제가 자신의 병을 고쳐 주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제가 명의로 소문이 나게 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편작의 이 대답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 주고 있습니까?
소문난 것이, 유명한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가치 있는 행위가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알려져야 할 이유는 없으며 다른 사람에게 널리 알려진 것이 반드시 가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의 가치는 남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 하는 것 보다 내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밖으로 드러난 가치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자기 내면의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어려움들을 겪고 살아가면서 나의 가치는 주변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에 의해 결정되어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습니다.
자기 스스로 가치 있는 행위라고 믿으면 다른 사람에게 그 가치의 인정을 요구하지 않고 묵묵히 그 가치를 추구해 가는 삶이 또한 아름답다는 근거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너무 주위에 시선이 쏠리다보니 나를 잃어버리지는 않았는지 나를 돌아보는 여유를 가지고 싶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인간의 가치는 묵묵히 자신의 삶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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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꽃이고 싶다
한 송이 작은 꽃이고 싶다

잎은 나비에게 주고
꿀은 벌에게 주고
향기는 바람에게 주는
꽃이고 싶다

모든 걸 다 주어도
잃은 건 하나 없는
더 많은 열매로 태어나는
꽃이고 싶다
한 송이 작은 꽃이고 싶다.

<나의 시 ‘나는 꽃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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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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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혁님은 아름다운교회 담임목사로 있으며, 시인,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인간성으로서의 하나님>, 시집 <작은 꽃 한송이 되고 싶구나>,
<그대가 되고 싶습니다>, <기쁨아 너를 부르면 슬픔이 왜 앞서 오느냐>,
<다시 사랑하고 싶다>와 칼럼집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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