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오는 5월1일부터 EU에 신규 가입하는 동구권 국가 시민들이 영국으로 유입되는 경우, 이들에게도 기존 서유럽 EU 시민에게 부여하는 노동허가서 없이 취업할 수 있는 자유를 비롯한 동일한 혜택을 부여해야 하느냐를 놓고 논란중이다.
토니 블레어 총리는 정치권으로부터 신규 EU 가입국 시민이 직업없이 영국에 입국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이들이 EU 시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혜택들을 입국후 2년간 보류하는 정책을 채택토록 요구받고 있다고 2월5일자 <더 타임스>지는 보도하고 있다.
이와같은 요구는 과거 공산주의 체제에 있었던 7개의 국가를 포함하여 EU 가입예정 동구권 10개국 시민들이 단순히 영국의 사회보장시스템을 누리기 위해 영국에 들어올지도 모른다는 깊은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취업의 자유와 EU 시민에 대한 혜택을 제한하자는 요구에 대해 영국은 숙력된 노동력이 필요하다는 측면을 들어 찬성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EU가입국이 현재의 15개국에서 25개국으로 확대되는 시점이 5월1일로 아직 몇 달의 여유기간이 남아 있어 이들 국가로부터 이민자가 입국하기 시작했을 때 실제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하였다.
한편 다른 서방 EU국가들은 신규 EU 가입국 시민들이 자신의 국가에서 완전한 취업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얻기까지는 7년이라는 유예기간을 두기도 하였다. 따라서 영국은 신생 가입국 시민들이 영국에서 일할 권리 및 EU 시민에 준해 누릴 수 있는 혜택에 대해 어떤 제한조치도 취하지 않은 유일한 주요 서유럽국가가 될 것이다.
영국의 야당 당수인 하워드는 다른 서유럽 EU국가들이 제한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영국이 어떤 제한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동구권 국민들이 영국으로 몰려 들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어쨋든 영국은 동구권 국가들로부터 숙련기술자들이 유입되어 날로 쇠락해가는 영국 제조산업에 촛불역할을 하게 될지 또는 이들이 단지 영국이 제공하는 사회보장혜택만 누리고 그나마 영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 결과가 될지에 관해 예의주지하고 일단 지켜본 뒤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