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역에 구석기인들이 거주했음을 확인하는 한편
그들의 신체 구조 등을 유추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
아시아 최초로 구석기시대 사람 발자국 화석이 말·코끼리·사슴·새 등의 동식물 화석과 함께 제주에서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제주 남제주군 대정읍 상모리 및 안덕면 사계리 해안가 일대에서 사람 및 동식물 화석 수천 점을 확인했다고 6일 발표했다.
관련 문화재위원과 고생물 전문가 등이 참여한 두 차례 현지조사 결과 이들 화석이 발견된 지층은 지질학적으로 생성 시기가 약 5만년 전으로 추정되는 신생대 제4기 후기 플라이스토세(중기 구석기시대)에 속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발견된 지층은 수중화산 분화활동에 의해 형성된 응회암 퇴적층이었다.
여기서는 사람 발자국을 비롯해 말·코끼리·사슴 등의 동물 발자국이 새·물고기·연체동물·식물 등 다양한 종류의 화석과 함께 산출됐다.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100여 점이 발견된 사람 발자국 화석.
구석기시대 사람 발자국 화석을 발견한 것은 세계에서 7번째이며 아시아에서는 최초가 된다. 지금까지 발견된 사람 발자국 화석은 탄자니아,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이탈리아, 프랑스, 칠레 등 6개국이다.
이번에 발견된 사람 발자국은 길이 21~25㎝ 가량이며 여기에서는 발뒤꿈치(heel), 중간 호(medial arch), 앞꿈치(ball)가 뚜렷하다.
발견자인 김정률 교수는 아시아 최초의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 발자국 화석인 이번 유적을 통해 “제주 지역에 구석기인들이 거주했음을 확인하는 한편 그들의 신체 구조 등을 유추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말했다.

▲ 제주 남제주군 대정읍 상모리 및 안덕면 사계리 해안가 일대에서 발견된 구석기시대 사람 발자국(위) 화석과 사슴(아래 왼쪽)·새 발자국 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