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단일화 협상을 벌여온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 쪽과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통령 후보 쪽이 12일 후보간 단독 회동을 위한 준비접촉을 하기로 해 회동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노후보 쪽은 단일화 협상이 마무리단계에 들어선 뒤에 만날 것을 주장하는 반면, 정후보 쪽은 여전히 ‘조건 없는 후보 회동’에 무게를 두고 있는 등 의견이 엇갈려 준비접촉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정후보가 이날 후보 회동을 전격 제의한 것에 대해 통합21 관계자들은 “전날 열린 단일화 협상이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등 현재와 같은 협상으로는 타결이 어렵기 때문에 후보들이 직접 만나 풀어야 한다는 판단에 이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후보의 이런 제안은 후보단일화 논의에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피하기 위한 명분 선점과 함께 협상 주도권 확보를 위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이에 대해 노후보 진영은 “후보 회동 성사를 위한 준비접촉을 하자”는 역제의로 맞받았다. “아무런 준비 없이 후보끼리 만났다가 아무 성과가 없으면 후보단일화는 물건너가게 된다”는 것이 노후보 쪽의 논리다.
노후보 진영은 이에 앞서 후보 회동 수용 여부를 놓고 적지 않은 내부 논란을 벌였으나 결국 수용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를 거부할 경우 단일화 의지가 없다는 인상을 줄 뿐 아니라 향후 협상의 주도권을 잃게 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노후보 쪽이 준비접촉 제의로 공을 정의원 쪽에 되넘긴 것은 이런 고심 끝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후보 회동을 피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회동 결렬 가능성에 따른 위험부담도 줄이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는 것이다.
정후보 쪽은 일단 노후보 쪽의 역제의에 수용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정후보 쪽은 여전히 노후보 쪽이 사실상 자신들의 제안을 거부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이처럼 노후보와 정후보가 모두 서로 다른 속내를 갖고 준비접촉에 임함으로써 앞으로 논의과정에서 서로 밀고 당기는 샅바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