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 자녀의 서울대 입학비율이 비 고소득층 자녀에 비해 17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2000년의 경우 전업주부 어머니를 둔 수험생의 서울대 입학률이 취업주부 어머니를 둔 수험생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원장 김인준)은 25일 1970~2003학년도까지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신입생 1만2538명의 학생기록카드를 통해 학부모의 학력, 직업, 거주지역 등이 입학 가능성과 입학 이후의 성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인류학과 김광억 교수는 “1974년 서울과 부산을 중심으로 시작된 평준화제도로 인해 학교에서 우수학생들만 따로 모아 차별적으로 교육할 수 없게 되면서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학생의 일류대 진학은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며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은 평준화나 입시제도의 변화보다는 장학제도 확충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소득수준별 격차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과 교수, 간부급(부장 이상) 회사원 및 4급 이상 공무원 등으로 분류한 고소득직군 가정의 학생들과 비고소득직군 학생들의 입학 비율은 1985년에는 인구 1만명당 8명 대 7명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후 차이가 벌어져 2000년에는 37명 대 2.2명의 비율을 보였고, 갈수록 격차가 커지고 있다.
◆ 부모의 학력에 따른 격차
대졸 학부모 집안의 자녀들이 고졸 학부모 집안에 비해 높은 입학률을 보였다. 지난 2000년 대졸 아버지를 둔 학생이 고졸 이하 아버지를 둔 학생에 비해 2.5배 정도 많이 들어왔다. 이번 보고서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거의 유일한 신분상승의 수단으로 여겨졌던 일류대 진학마저 지방 저소득층 가정에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 출신지역별 격차
1980년대 이후 서울 및 강남지역의 입학률은 전국 평균에 비해 각각 1.5배와 2.5배 높게 나타났다. 서울지역 내에서도 강남 8학군과 기타 지역의 입학률 격차는 2배에 가까웠으며, 2003학년도의 경우 강남8학군 출신은 전국 평균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입학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