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이 한데 모여 덕담을 나누며 음식을 나눠먹는 설 명절. 올해는 설 연휴 풍속도가 크게 달라졌다.
어느 때보다 긴 설연휴를 맞았지만 기습적인 한파 탓인지 거리에 한복차림의 행인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고, 명절 단골나들이 코스인 고궁 등도 입장객이 예년에 비해 많이 줄었다.
대신 젊은이들은 연휴기간동안 가족들 대신 컴퓨터앞에서 인터넷 고스톱이나 온라인 게임을 즐겼고, 주택가 인근의 찜질방이나 호텔 식당가는 가족단위 손님들로 연휴내내 북적였다.
◈온라인 고스톱 열풍〓일가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명절의 대표적인 오락은 단연 고스톱. 그러나 올 설연휴에는 인터넷의 온라인 고스톱이 오프라인 고스톱을 눌렀다.
26일 온라인 게임사이트에 따르면 21일부터 23일까지 설연휴 3일동안 ‘온라인 고스톱’ 이용자가 평일에 비해 3~5%정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호텔식당가 북적〓서울시내 특급 호텔 식당가에도 이번 설 연휴기간 가족단위 손님들이 대거 몰려 달라진 명절 휴식문화를 실감케 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예년의 경우 명절 연휴기간 중 호텔 식당가를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으나, 이번 설에는 가족 단위로 호텔식당가를 찾는 손님들이 늘어 평소 주말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 롯데호텔이나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 등 대부분의 특급호텔 뷔페식당들은 초저녁부터 초만원을 이뤘다.
◈찜질방 만원〓이번 설 연휴기간동안 찜질방은 가족단위 이용객들이 몰려 호황을 누렸다.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가족과 친척들이 유난히 추운 날씨로 야외 나들이가 마땅치 않자, 함께 땀을 흘리며 친목을 다지는 장소로 찜질방을 선택하게 된 것.
마포구 합정동의 금강산 불가마사우나의 경우 연휴기간 내내 400여개에 이르는 옷장이 모두 채워지는 등 이용객이 가장 많은 주말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이 업소를 운영하는 손정희(59)씨는 “개업한지 3년째인데 설명절때 가족단위로 찜질방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며 “특히 집이 좁아 불편을 느끼는 가족들이 찜질방의 넓은 공간을 이용해서 친목을 다지거나 잠자리로 이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