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에 걸쳐 2백15명이 넘는 환자들 살해, 살해 동기 밝혀지기 전에 자살해 유가족들 분노
오랜 기간 동안 수많은 환자들을 살해해온 일명 ‘죽음의 의사’ 해럴드 쉽먼이 자신히 수감중이던 교도소 독방에서 목을 매달고 죽은 채 발견되자 희생자 유가족들이 분노를 나타냈다. 쉽먼의 시신은 부검을 위해 다른 장소로 옮겨졌다.
유가족들은 쉽먼이 2백15명이 넘는 사람들을 살해한 동기를 밝히지 않고 자살을 하자, 사기당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쉽먼을 전혀 의심치 않았던 중년 이상의 나이든 여성 환자들로, 쉽먼은 이들에게 치명적인 마약진통제 디아모르핀을 투여해 살해했다.
쉽먼은 잉글랜드 북부에 위치한 웨이크필드 교도소에 수감중이었으며, 자신의 58번째 생일 하루 전날인 화요일 오전 독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쉽먼의 시신을 제일 처음 발견한 사람은 이 교도소 간수였다.
“쉽먼은 침대 시트를 자신의 감방 창살에 묶고 목매달아 자살했다”고 교도국 대변인이 영국 PA통신에 밝혔다.
유가족들은 쉽먼이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2000년 1월 프레스턴 순회 형사재판소에서 15건의 살인사건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은 후에도 계속해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화가 났다고 말했다. 당시 재판을 담당한 판사는 “이 사건은 믿을 수 없는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 후 벌어진 공개 심리를 통해 그는 23년에 걸쳐 2백15명이 넘는 환자들을 살해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희생자 대부분은 나이든 여성들이었다. 그는 이 외에도 또 다른 45건의 살인사건과 관련해 의혹을 받고 있었다.
스테파노 변호사는 “쉽먼은 단 한 번도 자신의 유죄를 인정한 적이 없으며, 유죄 판결을 받은 살인 사건에 대해서도 자신이 저지른 짓이라고 인정한 적이 없다.”
“이번 자살 사건에는 뭔가 미심쩍은 부분들이 있다. 첫번째는 항소를 준비하고 있었고, 항소법원도 항소신청을 받아들인 상태에서 수감자가 자신의 생일 하루 전날 갑자기 자살을 했다는 것이다.” “또한, 영국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을 살해한 최악의 살인마로 의심받던 용의자를 제대로 감시도 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방치해뒀다는 점이다.”
쉽먼은 맨체스터 교도소에서 복역 초기 짧은 기간동안 자살감시를 받았으며, 2000년 2월 프랭클랜드 교도소로 이송될 때도 자살감시를 받았다. 하지만, 쉽먼이 2003년 6월 웨이크필드 교도소로 이송된 후에는 자살감시를 전혀 받지 않았다.
쉽먼은 웨이크필드 교도소에서 다루기 힘든 수감자였다. 결국 지난 12월 교도소 측은 간수와 교도관을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그가 누리던 특권을 취소해버렸다. 쉽먼은 자신의 독방에 TV를 갖고, 죄수복을 입지 않는 특권을 누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