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들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남쪽 가족으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은 북쪽 가족들이 갑자기 부자가 되면서 남쪽의 뿌리를 찾는 북한 주민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최근 1달러에 북한 원화가 350원까지 급등하는 등 달러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1천달러 정도만 지원받아도 북한돈으로 35만원이라는 거금을 손에 쥐게 된다. 이는 한 달에 2천∼3천원의 봉급을 받는 일반 근로자가 10년 이상을 벌어야 하는 액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남쪽의 친척을 만나고 돌아간 일부 북한 주민들이 주변으로부터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종래 월남자 가족이라 하여 질시와 모멸의 대상이 됐던 현실과는 전혀 딴판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 더러는 남쪽 가족과의 만남에서 생긴 말 실수 때문에 당국으로부터 추궁을 받기도 하고, 말 못할 마음 고생도 겪게 되지만 남쪽 가족으로부터 받게 되는 도움에 비하면 이런 것쯤은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