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한 문제에 두 개의 답이 인정되는 대학입시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수능과 수능 이전에 실시된 학력고사를 포함해 정부가 주관하는 대학입시에서 문제 출제 오류로 복수 정답이 인정된 것은 처음이다.
이종승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24일 “언어영역 짝수형 17번 문항에 대해 관련 학회와 수능 자문위원단의 의견을 종합 검토한 결과 원래 정답 3번 외에 5번도 정답으로 인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문제의 배점은 2점으로 전체 수험생 가운데 약 70%가 5번을 정답으로 골랐고 15%만이 3번을 정답으로 선택했다고 평가원은 밝혔다.
이에 따라 63만여명에 이르는 수험생의 답안지를 재채점하고 성적을 재처리하는 작업이 불가피해져 수능의 공신력이 크게 떨어지게 됐다. 이로써 평가원이 6일 발표한 표본채점 결과를 믿을 수 없게 돼 다음달 2일 수능성적이 공식 발표될 때까지 수험생들은 지망 가능 대학을 선정하는 데 큰 혼란을 겪게 됐다
또 이 문제의 3번을 정답으로 선택한 수험생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오답 및 복수 정답 시비가 있는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정답 재검토 요구가 잇따르는 등 수능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