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딴 석·박사 학위로도 국내 취업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현지에서 정착하는 유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 동부 미시간 주. 미시간 주립대 소재지 랜싱은 대학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시 전체 인구의 80%가 대학에 관련된 삶을 살고 있고 한국 유학생들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최근 불황의 여파로 취업 조건이 점점 까다로워지자 일부 유학생들이 현지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또 많은 수의 학생들이 사업을 준비 중이다.
미시간 주립대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하고 석사과정까지 끝낸 김모씨(38)는 국내 취업이 여의치 않자 최근 현지에 스시 전문점을 개업했다. 김씨는 “한국의 여러 기업에 입사 원서를 내서 몇몇 기업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오기도 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았다. 한국에서 월급쟁이 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에서 사업을 결심했다”며 “최근 사업에 관한 질문을 해 오는 유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또다른 김모씨(24)는 “한국에 돌아갈 생각은 옛날에 버렸다. 친하게 지내온 선배와 노래방과 비디오 대여점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유학생들의 현지 눌러앉기는 한인타운이 발달한 대도시의 경우 더욱 쉽게 찾아볼 수 있다.
LA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최성조 씨(29)는 “UC버클리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다 미국과 한국 모두 취업하기 힘들 것 같아 부모님을 설득해 개업, 자리를 잡은 상태”라며 “비자를 바꾸기 위해 변호사 비용이 많이 들긴 했지만 그때 한 결정이 백번 잘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