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경계대상 1호로 꼽고 있는 후보 단일화 문제가 다시 뜨거운 화두로 등장한 데 대해 4일 당직자들은 매우 예민하면서도 격한 반응을 보였다.
김영일 사무총장은 이날 고위선거전략회의에서 “민주당은 정몽준 의원과 장세동 전 안기부장의 만남에 대해 ‘재벌세력과 독재정권의 만남으로 소가 웃을 일’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노무현 후보가 그런 재벌세력과 단일화한다는 것은 개가 웃을 일이 아니냐”며 단일화 논의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남경필 대변인은 “노무현 후보는 ‘정책이 다른 사람들이 손잡는 것을 용납받을 수 있는 과정은 국민의 뜻에 의해 선택받는 것뿐’이라며 경선사기극 2탄을 재현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내비쳤다”고 노후보의 경선제안을 공격했다. 이상배 정책위의장은 “노후보가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제의한 것은 사기 쇼”라고 비판했다.
이런 집중 공세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뚜렷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1강2중 구도를 어떻게든 유지하고, 만약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최대한 흠집을 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탈당 사태에 따른 의원 영입도 같은 맥락에서 다루고 있다. 김사무총장은 “노후보는 이들을 비난하기에 앞서 자신이 동료 의원의 신뢰를 얻지 못해 이런 사태가 왔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기 바란다”고 노후보를 공격했다.
한나라당은 탈당파 의원들이 정몽준 의원의 국민통합21 쪽으로 몰릴 분위기가 감지되면 탈당 의원들 가운데 한나라당행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적극 영입해 견제구를 던질 계획이다. 한 고위 당직자는 “정기국회가 끝나기 전에는 이런 전략적 고려 없이 우리쪽에서 먼저 의원들을 끌어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