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템스강변에 내걸린 투명 유리 상자에서 ‘단식 쇼’를 벌이던 미국의 마술가가 계획했던 44일간의 단식에 성공했다.
주인공 데이비드 블레인(30)은 19일 런던의 타워 브리지 인근의 템스강 위 12m상공에 매달려있던 보금자리에서 나와 지상에 발을 디딤으로써 44일간의 단식에 종지부를 찍었다.
블레인은 비틀거리며 걸음을 떼는 등 쇠약해진 모습이었으나 “이번 일은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고무적인 경험 가운데 하나”라면서 “상자 안에서 몇 년 동안 배운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으며 인간이 얼마나 강한 지 알게됐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블레인은 현재 탈수 및 현기증, 헛구역질, 호흡 곤란 등의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 의사는 블레인이 개인 병원으로 옮겨져 혈액 검사를 받고, 정맥 주사 등을 맞게 될 것이라면서 정상 식단을 재개하기까지 수 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블레인이 단식 중 마셨던 물에 영양분이 포함됐다는 일각의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타워 브리지 인근에는 단식 종료 몇 시간 전부터 블레인의 성공을 축하하는 수 천명의 인파가 몰렸다.
블레인의 상자는 그동안 뜨거운 논쟁과 함께 런던의 명물로 자리잡으며 수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았는데, 상당수는 실제로 굶어죽는 사람이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계란, 돌 세례로 불쾌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눈에 띄게 쇠약해질수록 이같은 적대감도 점차 누그러졌으며 현지신문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사설을 통해 “블레인은 런던에 예기치 못한 공짜의 즐거움을 가져다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