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자동차사고로 사망한 다이애나비가 사고가 있기 10개월전 자신을 살해하려는 음모로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고 쓴 친서가 공개돼, 영국은 물론 전세계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사건과 더불어 ‘세계 2대 암살 미스테리’로 불리던 다이애나비 사망이 사실상 영국왕실의 암살 음모에 따른 사실로 드러날 경우 영국왕실의 도덕성이 치명타를 입으며, 영국의 정체성 자체가 휘청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미러>는 20일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위험한 국면이다. 찰스 황태자가 재혼할 길을 터주기 위해 나에게 브레이크 파열 등으로 자동차사고 계획을 꾸미고 있다”는 다이애나비의 편지를 독점입수해 공개했다. 이 편지는 다이애나비가 1997년 36살의 젊은 나이로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죽기 10개월 전인 1996년 10월에 쓰여진 것이다.
<데일리 미러>는 하지만 다이애나비의 집사인 팻 버렐의 출간 예정작인 <왕실의 임무(A Royal Duty)>에서 발췌한 편지의 내용 가운데 다이애나비가 언급한 자동차사고 살해음모의 당사자의 실제 이름은 명예훼손 등 법적인 문제를 고려해 삭제한 채 보도했다.
찰스 황태자측은 <데일리 미러>의 다이애나 비의 편지공개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즉각적인 답변을 회피했으며, 다이애나비 동생의 대변인인 얼 스펜서도 말을 아꼈다.
다이애나비와 함께 자동차사고로 사망한 도디 파에드의 아버지이자 해롯 백화점의 소유주인 아랍계 재벌 모하메드 알 파에드는 “나는 6년간 버렐이 갖고 있던 다이애나비의 편지가 특정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에 실망감을 금치 못한다”면서도 “버렐이 다이애나비의 사망과 관련해 뭔가 감추고 있는 중요한 비밀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생긴다”며 보다 정확한 진상공개를 촉구했다.
프랑스 사법당국은 다이애나비의 자동차사고는 과속과 음주운전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한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찰스 황태자의 재혼을 위해 누군가 자신에게 자동차사고 계획을 짜고 있다는 이번 다이애나비의 편지공개로 인해 다이애나비 사망에 대한 영국왕실의 음모론이 증폭되고 있어 전면적 재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다이애나비는 자신의 편지에 교통사고를 꾸미고 있는 인물의 이름을 적시함으로써 이 인물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고, 만약 조사결과 암살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영국왕실은 해체될지도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경우에 따라선 영국의 정체성까지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프레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