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한국 금융시장은 놀랄 정도로 발전했지만, 법률 시장이 아직 개방되지 않아 국제 금융기관들이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유럽의 금융 중심지인 런던의 국제금융서비스(IFSL) 에드워드 휘틀리(49) 회장이 런던과 한국 금융시장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2일 방한했다. IFSL은 은행·보험·증권 등 런던의 금융회사들이 회원으로 가입한 민간 기구다.
휘틀리 회장은 “국제 금융회사들은 법률 문제에 부딪칠 때마다 해외 변호사를 자유롭게 쓰지 못해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서울이 금융 중심지가 되기 위해선 법률 시장의 개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휘틀리 회장은 또 런던에 대해 “뉴욕 월가보다 더 국제화된 금융시장”이라며 “작년 엔론 회계 부정 사건 등이 터진 이후 많은 IT(정보기술) 업체들이 미국 나스닥보다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 외환시장은 세계 거래량의 31%를 차지해 뉴욕·도쿄 외환시장을 합한 것과 같으며, 런던의 파생상품 거래량도 세계 시장의 36%나 된다.”
현재 런던 증권거래소에는 조흥은행·현대자동차·KT 등 9개 한국 기업이 상장돼 있다고 휘틀리 회장은 밝혔다. 휘틀리 회장은 “런던 증권거래소는 미국보다 규제가 훨씬 탄력적이어서 기업들이 만족한다”며 “앞으로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런던 금융시장에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