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이라크 사태와 관련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지지도가 집권 이후 최악을 기록한 데 이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자국내 인기가 떨어져 영국민 절반이 ‘블레어가 사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즈>가 여론 조사기관인 모리에 의뢰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블레어 총리가 현 시점에서 사임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답변한 사람의 비율은 응답자의 50%를 차지했다. 반면 ‘그렇지 않다’고 답변한 비율은 39%에 불과했다.
이런 조사결과는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WMD)가 발견되지 않고 있는데다, 영국 정부의 이라크 핵개발 관련 정보문건 조작 의혹으로 인해 블레어 총리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밖에 블레어의 전반적 국정수행에 대해서도 재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인 64%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블레어 총리에 대한 불신에도 불구하고 집권 노동당에 대한 영국민들의 지지도는 여전히 야당인 보수당에 비해 9% 포인트 높아 다음 총선에서 노동당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현재 재무장관직을 맡고 있는 고든 브라운이 노동당의 당수로 선출될 경우 노동당과 보수당의 지지율 격차는 15%포인트 늘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영국의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1일에서 16일까지 7일간 진행됐다.
한편 지난달 25일 <가디언>에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61%가 블레어 총리의 직무 수행 방식에 불만이라고 밝힌 반면 만족한다는 대답은 3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ICM이 지난달 20∼21일 성인 1천2명에게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블레어 총리를 신뢰하느냐는 질문에는 지난 7월보다 7%포인트 낮은 30%만이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70%는 블레어 총리가 홍보와 여론 조작에 너무 치중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52%는 그를 능력있는 총리로 믿고 있다고 답했으며 확고한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는 답변도 59%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