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생들이 재학 중 재수를 해 다른 대학 의대·한의대로 무더기로 옮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교육인적자원부가 윤경식 의원(한나라당)에게 낸 국감 자료를 보면 올 1~6월에 공대생 88명이 자퇴했으며, 이 가운데 52명(59%)이 자퇴원의 사유란에 ‘다른 대학 의대·한의대에 합격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나머지 사유는 ‘다른 대학 합격’(의대·한의대 제외)이 17명, ‘서울대 다른 단과대 합격’ 15명 등의 차례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공대 자퇴생이 44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다른 대학 의대·한의대 합격’에 따른 자퇴생은 3명에 그쳤다.
공대 관계자는 “이들은 대부분 서울대 학적을 유지한 채 재수시험을 치러 올초 서울대 다른 단과대나 다른 대학 의대 등에 합격한 뒤 등록을 앞두고 1~2월에 서울대를 자퇴한 학생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모두 1학년은 아니지만 공대 신입생 정원이 950명인 점을 고려하면 신입생의 9.2%에 해당하는 공대생이 빠져나간 셈이다.
윤의원은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겠지만 대입 수험생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이젠 합격생의 이공계 탈출현상으로 심화하는 조짐”이라고 진단했다.
또 서울대 전체로도 자퇴생은 지난해 1~6월 176명에서 올해는 236명으로 34% 늘었으며, 자퇴 이유 가운데 ‘다른 대학 의대·한의대 합격’은 16명에서 80명으로 5배나 늘었다. 자퇴생은 공대, 자연과학대, 사범대 등의 순으로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