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행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의미를 지닌 보궐선거에서 이라크 문제로 곤경에 처한 집권 노동당이 자신의 텃밭 선거구에서 야당인 자유민주당에 참패했다.
자유민주당의 사라 티더(29) 후보는 18일 런던의 브렌트 이스트 선거구에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8158표를 얻어 7040표를 얻은 노동당의 로버트 에번스 후보를 1118표 차이로 따돌렸다. 노동당이 보궐선거에서 패배해 의석을 잃은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다. 2001년 총선 때 이 선거구에서는 노동당 후보가 63.21%를 얻어 당선됐고, 보수당이 18.21%, 자유민주당이 10.57%를 얻었다. 방송은 선거 분석가들이 이번 투표결과를 “영국 선거사상 가장 놀라운 반전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며, 블레어 정부의 이라크 침공 참가 결정과 공공부문 민영화에 대한 전통적인 노동당 지지층들의 분노를 노동당 패배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티더 후보는 “블레어는 오늘의 결과에 귀 기울여야 한다. 브렌트 이스트는 전체 영국인을 대표해서 말했다”고 밝혔다.
노동당 쪽은 투표율이 36.4%에 머문 점을 지적하면서도 “이라크 문제를 놓고 다양한 형태로 진행된 논쟁이 노동당으로 하여금 가장 어려운 보궐선거를 치르게 했다”며 이라크 침공 참가와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정보조작 논란 등이 패배의 원인임을 자인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지난 6월 노동당의 폴 데이즐리 의원이 암으로 사망해 치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