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풍속을 기록한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사상 초유의 대규모 정전 및 통신두절 사태를 비롯해, 대규모 농경지 침수와 유실 등 온나라에 피해가 났다.
특히 태풍이 지나간 부산·경남 등 남부 지방은 해일과 폭우, 강풍으로 도시기능이 마비되고, 상당수 공단에서 공장가동이 중단됐다. 경남 마산에선 해일로 건물 지하층이 바닷물에 잠기면서 10여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재산 피해도 잇따라 15일 오전 10시 현재 주택 등 건물 1천731채가 파손되고, 3천237채가 침수되는 등 재산피해 규모는 이날 현재 1조 1천834억원으로 1조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재해대책본부가 잠정 집계했다. 특히 부산항 신감만·자성대 부두에서는 해일과 강풍으로 항만 컨테이너 크레인 13대가 넘어지거나 탈선되는 등 파손돼 수출·입 화물 수송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제주도에서는 항구에 정박 중이던 선박 33척이 침몰·좌초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 이밖에 서귀포 서귀항 등의 방파제 일부가 유실되고 서귀포 88올림픽 경기장의 지붕 등이 파손됐으며, 경남 함안과 창녕, 밀양 등지의 농경지 452ha가 침수되고 비닐하우스 33동과 축사 11동이 무너지기도 했다.
재해대책본부 쪽은 “정전사고 등으로 피해집계가 어려운 형편”이라며 “복구가 진행되면서 피해액은 계속 늘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건설교통부는 이날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철도의 경우 경부·경전·전라·영동·중앙선 등 5개 노선 10곳에서 열차 탈선, 침수 및 선로유실, 정전에 따른 신호장애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

▲ 황톳물에 잠긴 논밭 사상 최고풍속을 기록한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사상 초유의 대규모 정전 및 통신두절 사태를 비롯해, 대규모 농경지 침수와 유실 등 온나라에 피해가 났다. 사진은 황톳물에 논과 비닐하우스가 잠긴 김해 낙동강변 모습.
제14호 태풍 ‘매미’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어나 인명피해가 125명에 달하고 재산피해도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15일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주택 등 건물 2천461채가 파손되고, 6천294채가 침수되는 등 오후 6시 현재 재산피해 규모가 1조3천96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그러나 각 시·도 재해대책본부의 추산 결과 경남지역의 피해가 9천744억원에 달하고 대구·경북 지역의 피해도 2천657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피해규모가 눈덩이 처럼 늘어나고 있어 전국 총 피해규모는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