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공동화폐인 유로화 채택 찬반을 묻는 스웨덴의 국민 투표가 부결됐다.
스웨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4일 개표 결과 유로화 채택 반대가 56.1%, 찬성이 41.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스웨덴은 최소 2013년까지 유로 대신 자국 화폐인 크라운을 사용하게 됐다.
유럽연합 회원국 중 유로화를 채택하지 않기로 결정한 나라는 영국 덴마크에 이어 스웨덴이 세 번째이다.
요란 페르손 총리 등 정계와 재계는 적극적인 유로 채택 캠페인을 벌였지만 국민 여론은 압도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해 왔다. EU 평균보다 높은 경제력을 가진 스웨덴이 유로화를 채택할 경우 다른 나라들의 경제를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돼 국내 복지 정책에 지장을 초래할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찬성파인 안나 린드 외무장관이 10일 수도 스톡홀름에서 괴한에 피살된 뒤 찬성 여론이 약간 증가했으나 반대론을 뒤집지는 못했다.
한편 북유럽 스웨덴의 유로 도입이 좌절된 반면 동유럽 에스토니아의 유럽연합 가입은 성사돼, 유럽통합론자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렸다.
에스토니아에서 14일 실시된 EU 가입 찬반 국민 투표에서는 찬성이 67%로 집계돼 에스토니아는 2004년 5월1일 EU에 정식 가입하게 됐다.
또 유럽연합 15개 나라 가운데 아직 유로를 채택하지 않은 덴마크와 영국의 선택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 유로 찬성론자인 블레어 총리가 다음 총선 이전에 유로화 도입 여부를 국민투표에 붙일 계획이었으나 이번 스웨덴의 투표결과로 국민투표 일정 자체가 재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