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상담을 하다 보면 비슷한 장면을 자주 보게 된다. 조건은 충분히 괜찮은데도 끝내 인연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다.
결혼정보회사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왕이면 더 좋은 조건의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기대를 가지고 온다. 문제는 그 기대가 점점 기준을 높이고 결국 만남 자체를 가볍게 만들어버린다는 데 있다.
조건이 조금만 맞지 않아도 아예 만나지 않거나 만나더라도 깊이 보지 않는다. 마음 한쪽에는 늘 이런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사람이 아니어도 더 좋은 사람이 있지 않을까?’
이 생각이 반복되는 순간, 만남은 관계로 이어지지 않는다. 더 좋은 사람을 찾다가 정작 인연이 될 사람을 놓치게 된다.
외모를 많이 보는 여자가 있었다. 추천을 받아도 사진만 보고 거절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다 드디어 본인이 만족할 만큼 잘생긴 남자를 만나 연애를 시작했다. 하지만 남자는 자기중심적이었고 배려가 부족했다. 결국 마음고생 끝에 헤어지게 됐다.
그러다가 매니저의 설득으로 한 남성을 소개받았다.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었지만 첫인상은 크게 끌리지 않았다. “역시 아니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역시 마음이 안끌리는 사람과는 안되나 싶었다고 한다.
그래도 ‘삼세번’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만났는데, 그때부터 변화가 시작됐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 편안함이 느껴졌고 자연스럽게 마음이 열렸다. 그 인연은 결혼으로 이어졌다.
여성은 나중에 이런 이야기를 했다. “결혼을 마음먹고 나니 그 사람이 그렇게 잘생겨 보이더라.”
많은 사람들이 착각한다. 인연이 될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완벽하게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인연은 시간을 지나며 만들어진다. 그럼에도 우리는 첫인상으로, 조건으로, 짧은 만남으로 너무 쉽게 판단해버린다.
결혼으로 이어지는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조건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함께 있을 때 편안한 사람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눈으로 보는 선택은 빠르지만, 마음으로 보는 선택은 오래 간다.
이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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