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150억원 비자금 사건을 수사해온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11일 오후 현대 쪽에서 수십억∼수백억원을 받은 혐의로 권노갑(사진·73) 전 민주당 고문을 서울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긴급체포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에 대한 1차 소환 조사에서 관련 진술을 확보했으며, (정회장 투신자살로) 권전고문 체포 시기를 지난 한주 동안 늦췄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와 함께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김영완(50·국외 도피)씨를 통해 현대 비자금과 통째로 바꿔치기된 150억원을 건네받은 정황을 확인하고, 곧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특검이 확인하지 못해 기소하지 못했던 문제를 풀게 됐다”고 말해 박전장관의 혐의가 확인됐음을 내비쳤다.
검찰은 또 김영완씨가 대여금고 등을 이용해 예금과 주식·채권·수표 형태로 숨겨놓은 유동자산 200억여원을 찾아내 최근 압수했으며, 이 자금의 출처 및 조성 경위에 대해 추적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권전고문은 최근 측근 인사들에게 김영완씨에게서 자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