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목사님이 시골에 있는 어떤 농가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농가의 마당 한쪽에는 큰 풍향계가 서 있었습니다. ‘풍향계’라는 것은 바람의 방향이나 바람의 세기를 알아보기 위해 설치해 놓는 것입니다. 이 풍향계도 바람이 부는 대로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목사님은 그 모습을 지켜 보고 있다가 이상한 표 하나가 풍향계에 달려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표에는 글자가 쓰여있었습니다. 목사님은 그 글이 궁금해서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요한일서 4장 16절의 말씀이었습니다. 목사님은 좀 의아스럽게 생각이 되어 그 집 주인인 농부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설마 하나님의 사랑이 바람 부는 대로 바뀐다는 뜻은 아니겠지요?” 그러자 농부가 웃으며 대답합니다. “물론입니다. 정반대지요. 바람이야 어떠한 방향으로 불든지 간에 하나님의 사랑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는 뜻으로 거기에 적어놓은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이것은 가슴을 설레게 하는 말입니다. 창조자가 피조물을 사랑한다고 말하다니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성경을 보다 보면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사랑이 어떠한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마태복음 13장에는 씨를 뿌리는 비유가 나옵니다. 씨를 뿌리는 자가 나가서 뿌리는데 길가에 뿌리기도 하며 돌밭에 뿌리기도 하고 가시떨기 위에 뿌리기도 합니다. 물론 좋은 땅에도 씨를 뿌립니다.
이 비유를 보면 하나님은 좋은 농부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제대로 된 농부라면 씨를 아무 데나 뿌리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왜 길바닥에 씨를 뿌립니까? 왜 귀한 씨를 낭비합니까? 왜 가시떨기 위에 그리고 돌밭에 씨를 뿌리느냐는 것입니다. 농사를 짓자는 이야깁니까? 망치자는 이야기입니까? 제정신을 가진 농부입니까? 하나님은 왜 이런 낭비를 하십니까?
성경은 비유에 나오는 이 땅이 우리 사람들의 마음이라고 말합니다. 길가처럼 말씀을 듣지만, 곧 잊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돌밭과 같아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마음도 있고 세상 염려로 가시떨기 같아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땅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좋은 땅은 뿌리를 잘 내리고 열매를 잘 맺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비유에서 저는 하나님의 마음을 봅니다. 그분의 열심을 봅니다. 하나님은 설사 말씀을 곧 잊을지라도 말씀을 나누고 싶으신 것입니다. 설사 뿌리를 내리지 못해도, 설사 열매를 맺지 못해도 말씀을 주고 싶으신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말씀에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이 어쩌면 우리를 변화시킬 말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이렇게 씨앗을 낭비하시는 이유는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한다면 낭비가 아닙니다. 사랑한다면 즐겁고 아름다운 낭비입니다. 당신 자신이 이 사실을 깨닫고 있지 못할 지라고 하나님은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당신은 사랑받고 있다고 말입니다.
누가복음 15장에서는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중의 하나를 잃어버립니다. 목자는 이 사실을 알고 아흔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 그 잃은 것을 찾아내기까지 찾아다닌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말도 안 되는 행동입니다. 왜냐하면 아흔아홉 마리의 양을 들에 그냥 놔두고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으러 떠났기 때문입니다. 너무나도 손해가 나는 행동이며, 낭비하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사랑에 눈이 먼 하나님의 모습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사랑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앞뒤를 안 가리는 사랑입니다. 다시 말하면 당신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강에 수영을 못하는 자식이 빠지면 부모님은 계산하지 않습니다. 앞뒤 안 가리고 자식을 살리기 위해 강에 뛰어듭니다. 자신들이 수영하는지 못하는지는 그 부모들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계산하지 않고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우리가 죄인일 때에 자신의 독생자를 주셔서 대신 우리의 죗값을 받게 하셨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너무 과한 지출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다른 말로는 당신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당신을 향해 앞뒤 가리지 않고 헤프게 주는 하나님의 사랑이 당신을 향해 있습니다. 하나님에게 당신이라는 존재는 너무나도 귀한 존재입니다. 기죽지 말아야 합니다. 어깨를 펴십시오. 당당해지십시오. 왜냐하면 하나님의 사랑이 당신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하나님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당신을 축복합니다.
이승복 목사
런던 벧엘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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