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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엔 인간이 만든 비싼 “유기농 공연” vs 저렴한 “AI공연”
코리안위클리  2023/11/30, 19:24:49   
AI를 식품 시장과 비교하면서 미래에는 ‘인간의 노력이 많이 들어가 잠재적으로 더 비쌀 수 있는’ 인간이 만든 ‘유기농 작품’과 ‘매우 저렴하지만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닌’AI 작품이 함께 존재할 수 있다는 견해인데, 한국의 공연과 영화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산업도 이에 자유롭지만은 않다.ⓒ Shutterstock
팬데믹 이후 세계 공연계에 새롭게 대두된 화두는 바로 디지털 전환기의 인공지능이 된 듯하다.
2023년 7월 14일, 미국의 배우 노조(SAG-AFTRA)는 미국 작가 협회(WGA)와 함께 파업에 나섰지만, 영국에서는 노조를 심각하게 제한하는 법 조항 때문에 동시대 배우들이 파업에 적극 동참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런던 웨스트엔드에 본사를 두고 (성우 포함) 배우, 연출가, 무대 감독을 포함해 약 47,000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영국의 배우 노조 에쿼티(Equity)는 7월 14일 파업에 관한 성명에서 자신들의 동료인 미국의 노조와 함께 완전히 파업할 수는 없다고 언급하면서 “에쿼티는 미국의 자매 노조가 주장하고 이사회가 취하기로 합의한 조치에 대해 전적으로 지지한다”라고 발표하는데 그쳤다.
에퀴티의 사무총장 폴 플레밍(Paul W. Fleming)은 영국의 노동법이 “엄격하다”고 설명하면서 동조 파업은 결국 법을 위반할 수 있기 때문에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영국의 작가 협회(WGGB)의 입장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그렇다면 애초에 미국 배우 노조가 작가들과 함께 파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 5월, 작가 노조는 제작자 연합과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해 파업에 돌입했고 몇 달 후 비슷한 문제에 직면한 배우들이 그들의 일자리를 가능하게 해주는 작가들의 편에 서기로 결정해 작가들의 피켓 시위에 동참한 것이다.
두 노조가 공유하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인공지능(AI)에 관한 것인데, 이는 배우의 외모를 스캔하거나 목소리를 녹음해 단 한번의 비용만 지불하고도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관행처럼 제작진이 비용 절감을 위해 쉽게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영미 배우는 무대 외에도 각종 영상 매체나 오디오 드라마, 오디오 서점 등 매우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데 최근 인공지능의 확장으로 일거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어 업계는 한계점에 도달했음을 확인하는 중에 있다. 세계 공연계가 또다른 위험한 순간에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배우와 작가 파업의 여파는 미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영국의 공연과 영상 제작자들은 현재 실직 상태를 경험하는 중이다. 지난 7월, 배우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영상화 및 스트리밍 환경에서 보다 공평한 수익 분배와 인공지능의 초상권 사용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며 피켓 시위에 나선 작가들과 함께했다.
최근 영국 방송, 엔터테인먼트, 커뮤니케이션 및 극장 노조(Bectu)가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4분의 3이 실직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경우, 영국은 미국의 배우와 작가, 그리고 제작진을 공유한다. 미국에서의 파업이 런던에서의 제작 환경에 피할 수 없는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업계 프리랜서 계약은 퇴직금이나 정리해고 수당도 없고 단 1주일 전에 해지 통보를 하면 된다.
영국에서 방송 및 극장 노조 ‘벡투’는 시간당 12.50파운드(약 20,000원)부터 시작하는 초급 역할을 권장한다. 영국의 최저임금보다는 높지만, 일반적으로 계약 기간이 일주일이나 한 달에 불과하고 다음 계약까지 3개월이 더 걸리는 경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처럼 풍부한 공연 역사를 가진 영국은 바다 건너 미국의 노조 파업에도 위태롭게 의존하는 모습이다. 영상을 포함한 공연 산업은 항상 그 산업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재정적 불안정성에 의존해 왔다.
최근엔 런던 배우들은 오디션을 볼 때 직접 오디션 영상을 촬영하여 캐스팅 디렉터에게 디지털(셀프 테이프, Self-tape)로 제출하고 있다. 이런 관행은 팬데믹 이전에도 있었지만, Covid-19 위기 동안 일상화되었다. 하지만 최소 1년 전부터 공연계의 정상화가 재개되었지만 ‘셀프 테이핑’은 계속 이어져 왔으며, 2021년에는 영국의 캐스팅 디렉터 노조에서 배우 노조와 협력하여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공식화되기도 했다.
‘셀프 테이핑’이 더 다양한 지원 배우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런던과 같은 주요 허브 외곽에 거주하는 배우들이 업계에 더 쉽게 접근하고 비용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하지만 엄격한 ‘셀프 테이프’ 제출 마감일이 배우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부족하여 배제와 불평등의 환경을 조성한다는 우려가 있다. 프리랜서를 어려움에 빠뜨리는 데는 단 한 번의 충격만 있으면 된다.
무대 디자인 분야는 안전할까? 무대는 관객이 관람하는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세계를 구축하는 연극 제작의 필수적인 부분이다. ‘프롬프트(Prompt)’라 불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자연어’를 사용한 지시어로 고급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달리(DALL-E), 미드져니(Midjourney)와 같은 AI 툴은 무대 디자이너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인식이 있는듯하다. 무대 디자인 부분엔 디자이너를 위한 창의적인 도구로서 AI가 가진 힘을 빌리는데 문제 의식이 없다. 매우 직관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디자인을 빠르게 구현해 주기 때문이다.
5년차 보조 작가가 늘 상주하며 매우 빠르게 내 작업을 도와주고 사용료 또한 무료에 가깝다면 극작가들은 어떤 입장을 취할까? 미국 작가 협회의 대답은 ‘예스’이다. 미국 작가 협회는 처음에 작업 지시를 위한 프롬프트를 고안하고 컴퓨터에 입력한 인간 작가에게 크레딧(그리고 돈)이 돌아간다는 전제하에 앞으로 Chat-GPT가 대본을 작성하는 것을 절대적으로 허용할 것을 제안했다.
영국에서 활동하며 ‘콕’, ‘찰스 3세’ 등의 드라마를 쓴 작가 바틀렛(Mike Bartlett)은 AI가 발전할 수 있는 속도를 “충격적”이라고 말한다. 그는 새로운 팟캐스트인 ‘어떻게 대본을 쓰는가’에서 이 문제를 다루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공지능이 글쓰기에 위협이 되는가?”라는 질문은 이미 오래 전에 결정적으로 항해가 끝난 질문입니다. 이제 그 배는 여기에 있고, 더 정교해질 뿐입니다.”

영국 공연계의 인식은 ‘AI가 공연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대화를 나누어야 할 것이며, 이를 결정해야 할 사람들은 이미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배우나 노조,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할 만큼 빠르게 현 상황에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업계는 경고한다. 무엇이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땐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공연계 대부분의 사람들은 AI의 ‘인공적인’ 측면이 항상 한계가 될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지금 영국 공연계가 맞이하는 AI는 우리가 창작 과정에서 사용하는 기술 제품군의 일부가 될 수 있으며, 관극 경험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향상시키고 보완해야 한다고 인식한다. 이러한 기술이 어떻게 인간 창작자들이 더 혁신적이고, 더 많은 다양한 작품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창의성을 가능하게 하고 촉진하는 도구로 생각할 수 있다면, 아마도 우리의 창작 프로세스에 이러한 기술을 수용하려는 욕구가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다.
AI 기술의 발전은 극장 및 공연 예술 업계에 두려움과 불확실성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AI로 제작된 작품이 실제 사람이 참여한 작품에 비해 빠르게 ‘노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공연의 동질화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무대에서 일어나는 고유한 협업과 인간적인 측면을 강조하며 ‘몸’이 얽힌 작업의 순수한 즐거움을 위협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다. 요약하면, 이번 사건은 극장 및 공연 예술 산업에 AI를 통합하는 것과 관련된 도전과 윤리적 검토, 호기심, 인식이 혼합되어 반영된 것인데, 과연 ‘유기농 작품’과 ‘AI작품’은 가까운 미래에 어떻게 인식될 것인지 세계는 통일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채 2024년을 빠르게 맞이하고 있다.

ILOVESTAGE 김준영 프로듀서
junyoung.kim@ilovest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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