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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를 부르는 퀸의 모습 - 라이브 에이드 촬영 장면 ⓒ ILOVESTAGE IMAGE LIBRA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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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에이드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이 내년 런던 워털루의 올드 빅(Old Vic)에서 루크 셰퍼드(Luke Sheppard) 감독의 연출로 개막합니다. (루크 셰퍼드 감독은 웨스트엔드의 ‘앤 줄리엣’, ‘인 더 하이츠’, ‘까사 발렌티나’ 그리고 ‘마틸다’의 협력 연출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스트 포 원 데이(Just For One Day)’라는 제목을 갖고 있는 이 공연은 2024년 1월 26일부터 3월 30일까지 올드 빅에서 공연될 예정입니다.(2월 13일 프레스 나이트)
아마도 영국에 살고있는 4~50대 이상 교민들께서는 좀 익숙한 이름이 있을텐데요, ‘저스트 포 원 데이’ 에는 밥 딜런, 데이비드 보위, 더 후, U2, 퀸, 더 폴리스, 엘튼 존, 폴 매카트니, 프레텐더스, 더 카스, 스테이터스 쿼, 폴 웰러, 세이드, 붐타운 래츠, 브라이언 아담스, 다이애나 로스의 노래가 포함될 예정입니다.
이 뮤지컬은 70명의 아티스트가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과 필라델피아 존 F. 케네디 스타디움에서 15억 명의 관객 앞에서 무료로 공연을 펼친 라이브 에이드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미국에서 마이클 젝슨이 포함된 ‘위아더월드’가 있었다면 영국에서는 ‘라이브에이드’가 있었던 셈이죠. 그때는 왜 그랬는지 세상 모두가 정의에 차 있었고, 특히 아프리카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유명 가수들이 무료 콘서트를 하기도 했었어요. 당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가수들이 모여 기근 구호를 위해 1억 2,700만 달러를 모금했습니다.
신작 뮤지컬 ‘저스트 포 원데이’의 모든 티켓 판매 수익의 10%는 밴드 에이드 자선 신탁에 기부되어 자선 보조금을 통해 빈곤과 기근을 예방하거나 구제하는 데 헌신하는 단체를 지원한다고 합니다.
한국인이든 영국인이든 80년대에 살았던 세대들에게 1985년 7월 13일 토요일은 영원히 기억에 새겨질 날 중 하나일 듯합니다. 당시엔 한국의 대중음악 보다는 팝을 더 많이 즐겨들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우리 모두는 어디서 라이브 에이드 공연을 보았는지, 누구와 함께 보았는지, 눈앞에서 펼쳐지는 위업에 대한 순수한 놀라움을 기억할 수 있을테니까요. 이러한 추억과 개개인의 이야기가 바로 ‘저스트 포 원데이’의 심장이며, 관객들이 전 세계를 다시 한 번 활기차게 만들었던 그 순간을 공유할 수 있기를 창작진들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뮤지컬을 통해 단 한 사람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잘한 일이 될 것이라고 창작진들은 고대하고 있는데요, 올드 빅 공연장은 공연 기간 동안 79개의 학교 및 지역사회 단체와 협력하여 무료 티켓과 워크샵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한인 타운에 있는 한국어 학교에서도 이번 기회에 극장측에 연락해 무료 티켓으로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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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뮤지컬 창작 레지던시 프로그램
스코틀랜드 국립극장과 인도 뭄바이 국립공연예술센터 등 전 세계 예술 기관이 협력하여 뮤지컬 작가, 작곡가, 작사가를 위한 2주간 새로운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소식입니다.
던디 레파토리(Dundee Rep) 극단과 자선 단체인 코브 파크(Cove Park)가 주최하는 뮤지컬 창작 레지던시는 2024년 3월 4일부터 17일까지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의 아길 앤 부트(Argyll and Bute)에 있는 코브 파크의 시설에서 열립니다.
이 레지던시는 뉴욕을 비롯한 스코틀랜드 및 해외의 여러 극장 및 기관들과 협력하여 개발되었는데요, 영국 문화원과 크리에이티브 스코틀랜드가 대부분 비용을 지원하며 영국, 인도, 미국의 신진 및 기성 뮤지컬 작가, 작곡가, 작사가 모두를 대상으로 합니다. (요즘 매우 활발히 영국 뮤지컬 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한국이 참여하지 않아 매우 아쉬움이 남습니다.)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주관사 던디 랩에서는 “6개의 작사 팀에게는 새로운 뮤지컬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연결, 개발, 협업 및 창작할 수 있는 몰입적이고 창의적인 공간이 제공될 것”이라고 발표했고 이어서 “이 프로그램에는 작가, 작곡가, 프로듀서, 연출가 및 기타 극장 실무자를 포함한 업계 전문가와의 대면 및 디지털 네트워킹 기회와 워크숍 세션도 포함 된다”고 하네요.
이 레지던시는 던디 렙의 예술 감독인 앤드류 팬턴(Andrew Panton)이 고안했으며, 뉴욕 퍼블릭 시어터의 극작가이자 전 신작 개발 디렉터인 지니 오헤어(Jeanie O’Hare), 에든버러의 로열 라이세움 극장 예술 감독인 데이비드 그레이그(David Greig) 등이 참여하는 세션이 마련될 예정입니다.
현재 지원은 “개발이 필요한 뮤지컬 작품의 아이디어가 있고 레지던시 경험을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최대 3 명의 공동 작업자로 구성된 기반 팀”에게 열려 있다고 하는데요, 올 성과를 토대로 내년엔 반드시 한국 창작진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한국 뮤지컬 공연계 차원에서 노력이 필요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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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졸다가 마지막에 기립박수 보내는 관객들
아주 예전에 한국의 영화관에는 만화영화를 보면서도 적을 무찌르는 장면에서는 박수를 치던 관객들이 있었습니다만 요즘 런던의 공연장에서 보이는 기립 박수는 상당히 무의미해진 듯합니다. 특히 개인이 특별히 좋은 시간을 보내지 않았는데도 기립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끔 공연의 대부분을 졸고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열광적인 박수를 보내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요, 왜 그럴까요? 서서 힘차게 박수를 치는 육체적 행위가 좋은 시간을 보냈고 티켓 가격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확신하는 행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일까요?
공연 관람과 관련해 흔히 겪게되는 일 중 하나는 우리가 공연장에 들어가기도 전에 홍보 자료들이 우리를 선동한다는 것입니다. 유튜브에 이미 트레일러와 배우들의 인터뷰 내용이 있고, 리뷰와 소셜 미디어에는 스타들의 사진들이 곳곳에 붙여져 있습니다. 히트 작품의 경우, 실제로 공연을 보기도 전에 얼마나 대단한 공연인지 여러 번 듣게 됩니다. 친구들이 미리 보고와 추천을 하는 경우도 있고, 아주 가끔은 “너 아직도 안 본거야? 하며 대화에 참여할 수 없는 압박(?)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정말 큰 인기를 끌었다면 티켓을 예매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했을 것이고 아마도 큰 비용을 지불해야 했을 것입니다.
훌륭한 관객은 다른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열광할 때 조차 두려움 없이 과감하게 “그 정도는 아닌것 같은데” 라고 나설 수 있어야 합니다.
기대감을 가지고 가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는 거의 흥분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보는 이번 공연을 아주 좋아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공연장에 들어갑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과감하게 말하는 것도 다른 방식으로도 효과가 있습니다. 탭댄스나 서커스와 같은 것을 좋아하기에는 자신이 너무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으면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결국 우리가 보는 공연에 대한 반응에 정직하지 못하면 우리 자신과 예술에 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관객이라면 매일 그 사실을 상기하고 다른 사람들이 열렬히 박수를 치고 있을 때 과감히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관객의 임무는 응원단이 아니라 우리가 본 것에 대한 개인적인 반응의 기록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정직하게 반응하지 않는다면 아티스트가 자신의 작품이 관객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제대로 측정할 수 있을까요? 모두가 서 있는 동안 혼자만 앉아있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ILOVESTAGE 김준영 프로듀서
junyoung.kim@ilovest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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