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맘마미아! 의 주인공을 찾는 탤런트 쇼 ‘아이 해브 어 드림, (I have a dream)’의 진행자 및 심사위원 라인업이 ITV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이 TV 오디션은 웨스트엔드 공연의 맘마미아에서 소피와 스카이 역을 맡을 두 배우를 찾는 과정을 중심으로 총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될 예정인데요, TV시리즈는 뮤지컬의 배경이 되는 그리스 섬을 배경으로 촬영되며, 웨스트엔드 극장에서 중계되는 라이브 그랜드 피날레로 마무리됩니다.

TV 시리즈도 공동 제작하는 원작 공연 프로듀서인 주디 크레이머(Judy Craymer)는 멋진 심사위원들과 25주년을 맞이하는 맘마미아 뮤지컬에 출연할 미래의 뮤지컬 스타를 찾을 수 있게 되어 기쁘다는 입장이고, 심사위원들 모두가 히트 뮤지컬 무대에서 자주 소개된 스타들이라 런던 웨스트엔드 무대에 오르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재미를 더한다고 합니다.

참가자들은 8편의 시리즈 기간 동안 다양한 워크숍, 챌린지, 마스터클래스, 공연 등을 통해 업계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받고 전문가 패널의 심사를 받게 됩니다. 참가자들은 무대에 재연된 그리스를 시작으로 회가 거듭될수록 배우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기 위해 진짜 그리스의 태양아래에서 오디션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ITV의 뮤지컬 탤런트 쇼는 ‘애니 드림 윌 두(Any Dream Will Do!)’가 있었고, 이는 2007년 BBC 에서 처음 시작한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인공 마리아 찾기 프로젝트인 ‘How do you solve a problem like Maria?’의 성공으로 제작된 것이죠. 당시 연극과 출신의 콜센터 직원인 ‘코니 피셔(Connie Fisher)’를 무명 배우 지망생에서 일약 스타로 떠올라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티켓이 매진되는 그야말로 뮤지컬 열풍이 불기도 했습니다.

ITV1의 방영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웨스트엔드 뮤지컬의 인재 발굴을 위한 이번 부활은 아바의 뮤지컬 ‘맘마미아’의 새 얼굴로 다시 한 번 매진 열풍이 예상됩니다. 그나저나 ‘맘마미아’는 앨범으로부터 시작해, 뮤지컬, 영화, 뮤지컬 컨셉의 지중해 식당 프렌차이즈, 그리고 탤런트 쇼까지 정말 관련 산업이 무궁무진 한 듯 합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에도 해외 라이선스 판매를 통해 대한민국에서는 전국 투어 공연이 되고 있으니 그 인기는 언제까지 이어지는 걸까요?

---------------------------------------------------------------------------

공연 취소를 알린 윔블던 극장의 인스타그램 내용

 
30도 넘어가면 예약된 공연이 취소 될 수도…

지난 주말 뮤지컬 ‘찰리와 초컬릿 공장(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이 뉴윔블던 시어터에서 취소 되었는데요, 25일 낮 기온이 30도까지 치솟아 실내 극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고 합니다. 극장측에서는 지역극장으로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찾아온 예술가들과 스태프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해 부득이하게 공연을 취소하게 된 점을 공식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작년 여름, 영국 배우 노조가 무더운 여름철 소개되는 작품에 근무하는 제작사 프로듀서와 극장 종사자들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는데요, 폭염에 대비해 노조원들이 취해야 하는 10가지 내용 가운데 ‘폭염 기간 동안 격렬한 안무는 수정되어야 하며, 공연 전에는 조명 장비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출연진과 제작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공연 제작에 변화를 주는 가운데, 뮤지컬 ‘식스(SIX)’는 출연진이 수분을 보충하고 시원하게 지낼 수 있도록 공연 중 일시 중단을 도입하기도 했죠.

이번 지침은 보건 및 안전 법규에 “작업할 수 있는 실내 또는 실외 최대 온도가 명시되어 있지 않으며, 안전한 작업을 위한 상황은 사례별로 고려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폭염일 경우엔 제작사의 판단으로 공연의 중단을 언제든 선언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팬데믹 이후 오랜만에 돌아온 공연 성수기가 기후 변화로 인해 또다시 예상 밖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데요, 확실한 대안으로 떠올랐던 야외 극장 공연의 미래도 불확실해지고 있으며, 특히 무더위와 같은 예측할 수 없는 날씨로 인해 비즈니스 모델을 재평가하고 출연진과 관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작자들이 경고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뉴스나 날씨 앱을 보고 일주일 동안 날씨가 어떨지 알 수 있었지만 올해는 한 시간에서 최대 4시간 전까지만 확신할 수 있는 것 같아 계획 수립이 어려워졌다고 하네요.

올해 야외 공연 시즌의 박스오피스 수입이 평년 수입의 5분의 1 수준이 될 수도 있어 걱정하고 있는데요, 현장의 공연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 비상사태로 인한 예측 불가능한 날씨로 인해 향후 여름 시즌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에어콘을 이용해 실내온도를 관극하기 좋은 온도를 유지하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런던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역 공연장들이 지어진 지 오래되어 냉난방 시설이 열악하고 공연이 시작되면 에어콘 소음 때문에 작동을 중단해야 하니 당분간 쉽게 해결하기엔 어려운 문제인 듯합니다.

---------------------------------------------------------------------------

 
신작 뮤지컬 ‘벤자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

백발의 노인이 매일 매일 젊어진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행복할까요? 여기 시간을 거꾸로 살아가는 남자가 있습니다.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주인공, 벤자민은 태어날 때 노인으로 태어납니다. 이 영화의 모티브인 노인으로 태어나 나이를 거꾸로 먹는 설정은 미국 단편 소설가F. 스콧 피츠제럴드(1896-1940)의 단편 《벤자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그의 단편 소설집 ‘테일즈 오브 재즈 에이지’에 수록된 11개의 단편 소설가운데 하나에서 왔습니다. 1940년 사망 이후 그의 작품들이 재 조명을 받고 있는데요, 지금은 20세기 위대한 미국 작가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죠. 작가 사후 70년까지 저작권 법이 보호되니 이제 원작을 사용하는 것은 법적 제한이 없는데요, 그래서 한국에서 별도로 공연용으로 개발이 되고 있기도 합니다.

영국 콘웰 지방, 1950년 어느날. 간절히 아이를 원했던 한 부부의 기도로 아이가 태어나는데 놀랍게도 70세 노인(벤자민)의 모습입니다. 소문이 두려운 부모는 아이를 다락방에 가두고 외출을 금지하는데, 어느날 처음으로 마을 근처의 펍에서 맥주를 마시게 되고, 거기에서 어린 종업원(일로웬)에게 연애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일로웬은 벤자민의 분만을 도와준 산파의 딸. 동네에서 모두 그를 경멸의 시선으로 보고 있어 어쩔 수 없이 모든걸 포기하고 고향을 떠납니다.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니 일로웬은 어느덧 혼기가 찬 여인이 되어있고, 벤자민은 점점 더 젊어지면서 사랑이 싹트고 마침내 결혼까지 하게 됩니다. 부부는 아이를 가지고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서로의 나이는 교차하죠. 평범한 삶을 꿈꾸게 되지만 벤자민은 이대로는 서로에게 행복할 수 없음을 알아차리고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다시 길을 떠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행복임을 알고 돌아옵니다. 아내 일로웬은 지병이 생겼고 마침내 둘은 엇갈린 나이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뮤지컬은 벤자민의 거꾸로 돌아가는(나이든 모습으로 태어나 젊어지다가 유아기로 돌아가 죽음을 맞이하는) 일대기를 매우 꼼꼼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시간이란 것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던 여전히 흘러 간다는 점은 되돌릴 수 없으며, 누구에게나 한정적이기 때문에 소중하다는 것, 그리고 인간의 삶 속에서 시간의 소중함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찬란한 일인지 메세지를 담고 있습니다. 노인으로 태어나 가족에게 버림받았고 평범한 자신의 가족을 구성할 수도 없었던 벤자민이 우리에게 이런 감정을 일깨워 준다는데 아이러니가 있는데요, 7월 1일 런던 트라이 아웃 공연을 성공리에 끝내고 내년 상반기에 웨스트 엔드에서 만날 수 있을 듯합니다.

ⓒ 코리안위클리(http://www.koweekly.co.uk),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