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개 암마을'... 동부 농촌지역 집중중국의 환경오염과 암 발생의 상관관계를 파헤치는 지도가 구글에 등장했다.
지도는 소위 '암마을(Cancer Village)'이라고 불리는 농촌지역에 살고 있는 중국인의 암울한 운명을 조명하고 있다.
환경오염에 의한 중국인의 건강 문제를 연구하던 중국 본토의 저널리스트 덩페이(鄧飛)의 보도 뉴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중국 암지도(China cancer map)'가 구글에 올라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지난달 발간된 펑황저우칸(鳳凰週刊)에서 덩은 '암마을'에 관해 조사한 내용을 보도했다. 덩은 조사를 마무리하면서 중국 본토 언론에서 보도한 수십여개의 암마을 리스트를 만들었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중국의 미디어연구원 자오징은 한 IT 기술자의 도움을 얻어 47개의 암마을이 표시된 암 지도를 만들었다. 대부분은 중국 동부에 집중돼 있다. 동부지역은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잡기 위해 환경에 유해한 공장이 우후죽순 들어섰던 곳이다.
지도에 표기된 지역 가운데 옌청(鹽城)시 푸닝(阜寧)현 구허(古河)진 양차오(洋橋)촌은 2004년 장난스바오 (江南時報)에 의해 보도됐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농약 공장 및 화학 공장 설립으로 2001년에서 2004년 사이 마을에서는 폐암과 식도암에 걸린 20여명의 암환자가 발생했다. 공기와 식수 오염으로 마을 사람은 잠을 잘 때도 물을 적신 수건으로 입을 막아야만 했다.
인근 양지(楊集)진 둥진(東進)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08년 중궈징잉바오(中國經營報)의 보도에 따르면 쥐룽(巨龍)화학공장이 방출한 오염물질 때문에 2001~ 2005년 5년간 약 100명의 마을 주민이 주로 식도암과폐암에 걸려 사망했다. 또 마을 주민은 매일 간보호제를 복용해야 했다. 주민은 해당 공장을 고소했으나 1인당 70위안, 우리 돈으로약 1만4,000원의 보조금을 받는 데 그쳤다.
자오징 씨는 "지도는 (관련)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더 직접적"이라며 "몇몇 마을이 암마을이 되었다는 뉴스를 읽을 때 당신은 그것이 멀리 있는 것처럼 느끼지만 지도를 들여다보면 그것이 당신으로부터 가까운 곳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지도를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덩은 그의 조사에서 오염된 식수가 암 발생의 주요 범인으로 지목됐다고 지적했다. 본토의 물 전문가인 마쥔은 농촌 인구는 오염된 물에 더 취약하다면서 도시가 덜 오염됐기 때문이 아니라 농촌지역은 우물을 더 깊이 팔 여력이 없기 때문에 오염된 식수를 마실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농촌지역의 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기금을 모아야 하며, 근본적으로 식수 오염을 유발하는 공장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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