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등 불빛이 차가운 좁다란 복도. 양쪽 벽 위에 쌓여 있는 입시 자료들. 한국이 아니라 미국 뉴욕의 코리아타운 플러싱에 있는 한인 대상 O학원이다. 미 동부의 명문대생인 A씨는 이 학원 수강생이다. 특수목적고 출신인 그는 몇년 전 미 동부의 명문대에 입학했다. 그러나 입학 후 독해·말하기 능력이 한참 부족했고, 특히 영어 에세이 과제물은 최대 난관이었다. 결국 A씨는 얼마 전 이 학원을 찾았다. 이 학원 김모 원장은 25일 “명문대 재학 한국 유학생들도 영작 실력이 부족한 데다 주입식 교육 탓인지 논리 전개에 약해 중도 탈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외고를 졸업한 B씨는 동부 명문 W대에 입학했지만 학업 성적이 부진한 데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자 “중국에 가서 중국어를 배우겠다”며 휴학했다. C씨는 부모를 따라 남미에 갔다가 고교 졸업 후 2005년 최고 명문이라는 H대에 들어갔다. 그러나 성적이 나빠지자 휴학한 후 한국에 들어와 학원 영어강사로 나섰다.
“한국 부모 강요로 주입식 공부 매달렸던 교민 자녀들은 대학 진학 후 헤매는 경우 많아”
한국에서 고교 졸업 후 하버드·예일 등 미 명문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한국의 일부 고교에선 유학반까지 운영하고 있다. 미 명문대에 입학하면 성공을 보장받았다고 주변에서 확신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잘하는 학생도 많다. 하지만 모두가 잘할 걸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미 학원가에서 10여 년간 한국 학생들을 상담해온 김미경(교육학) 박사는 25일 “미 명문대는 학업 부담이 크다”며 “부족한 영어 실력에다 엄격한 학사 관리를 이기지 못해 중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영어 실력이 뛰어나고, 미국 문화에 익숙한 한인 1.5세나 2세도 어려움을 겪는다. 동부 명문 W대생 임모군은 “한국 부모의 강요로 주입식 공부에만 매달렸던 교민 자녀들은 대학 진학 후 헤매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한국계인 새뮤엘 김 박사가 올여름 컬럼비아대에 제출한 학위논문에 따르면 미 명문대에 진학한 한인 1.5세와 2세들의 중퇴율은 4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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