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가치가 곤두박질치자 유럽인들이 미국에서 ‘제2의 주택’을 마련하는 붐이 일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지가 보도했다.
달러에 대한 유로화 가치는 지난해 약 10% 상승하는 등 지난 3년간 50% 이상 오르면서 유럽인들이 미국 플로리다, 뉴욕, 시카고 등의 주택이나 콘도를 싼값에 사들이고 있다.
저널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사는 팜 길훌리는 지난해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방 4개짜리 집을 21만4000달러에 매입했다. 길훌리는 “고향에서 이 정도 집이면 95만달러는 할 것”이라며 “매입 시기가 환상적이었고 환율이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올랜도의 한 부동산중개회사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14명이 50만∼80만달러에 달하는 리유니온 리조트 클럽의 새 콘도에 관해 문의를 해왔다”며 “외국인들의 부동산 매입이 급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 올랜도의 한 리조트는 지난해 판매 가운데 71%가 외국인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이 여러 건의 부동산을 사재기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영국인 마이크 페틱은 지난해 초 마이애미에 있는 콘도 4채를 투자 목적으로 매입하는 등 지난 몇 달 간 고객 여러명이 미국에서 여러 채의 부동산을 매입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단독주택은 평균 가격이 지난해 36%나 오른 36만1800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인들은 자기 나라에 비해 싼 집값과 달러 약세 때문에 구매를 반기고 있다.
저널은 외국인들이 과거에도 달러가 약세일 때 항상 미국 주택을 사들여 왔다며 이번에는 유로라는 단일 통화와 값싼 항공료에 의해 더 큰 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