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 진압을 불러온 톈안문 사태의 책임을 지고 실각한 자오쯔양(趙紫陽) 중국 공산당 전 총서기가 17일 85세를 일기로 `‘풍운아’의 일생을 마감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자오 전 총서기는 이날 베이징 시내의 한 병원에서 지병인 호흡기와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자오쯔양은 1989년 톈안문 사태로 실각후 베이징 시내 중심 왕푸징 부근의 푸창후퉁의 자택에서 가택 연금 상태로 생활해 오다 실각 16년만에 파란 많은 생을 마쳤다.
자오 전 총 서기는 최근들어 지병이 악화돼 수차례 입원, 응급 치료를 받았으나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끝내 숨졌다. 그의 병세 악화와 입원으로 홍콩을 비롯한 각국 언론 매체들에서 지난 11일부터 그의 사망설과 위독설이 잇따랐다.
자오쯔양의 사망으로 톈안먼 사태에 역사적 대한 평가가 다시 한번 대두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의 평가는 여전히 부정적이어서 정확한 재평가는 오랜 시일이 지나야 이뤄질 전망이다.
허난성 화현 출신으로 중학 중퇴의 학력에도 불구하고 최고 권좌인 당 총서기에 올랐던 자오 전 총서기는 권좌에 있었을 때보다 1989년 6.4 톈안먼 사태로 더 유명해진 인물이다.
덩샤오핑(鄧小平)의 버림을 받고 끝내 축출된 후 그는 끊임없이 복권설, 연금설, 연금해제설 등으로 화제를 뿌리며 주로 서방 언론의 관심을 끌어왔다. 그의 위상은 결국 톈안먼 사태의 역사적 평가와 직결된다.
당시 무력 진압을 주장하던 최고 실권자 덩샤오핑 등 강경파에 맞서 시위의 주역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려 했던 자오 전총리는 결국 “당을 분열 시켰다”는 이유로 무력진압이 끝난 6월24일 권좌에서 축출됐다.
연금해제를 촉구하는 서한이 100만통이 넘었고, 지난 98년에는 홍콩 인권단체에 의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천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