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퍼들이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대회서 5위까지 싹쓸이하고 ‘톱10’에 무려 7명이 이름을 올리는 대사건을 일으켰다. 미국을 제외한 외국 선수가 리더보드 윗자리를 점령한 것은 LPGA의 반세기 역사에서 처음 있는 사건. 한국 선수들이 잔치를 벌인 가운데 강수연(29·삼성전자)이 감격의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했다.
강수연은 22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콜럼비아 에지워터골프장(파72·6307야드)에서 벌어진 LPGA 투어 세이프웨이 클래식(총상금 140만달러) 마지막 라운드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장정(25)을 4타차로 가뿐히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01년 조건부 시드를 받고 미국 무대를 밟았던 그녀는 5년 만에 첫 승을 신고하며 상금 21만달러(약 2억1000만원)를 챙겼다. LPGA 투어를 제패한 15번째 한국인으로 이름을 남긴 강수연의 우승으로 한국은 올시즌서 5승째를 수확했다. 강지민(코닝 클래식), 김주연(US여자오픈), 이미나(캐나다 오픈), 장정(브리티시여자오픈) 등 올시즌 한국인 챔피언 5명이 모두 생애 첫 승을 일궜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더구나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이 5위까지 독식한 것도 모자라 ‘톱10’에 무려 7명이 진입했다는 사실은 LPGA 관계자들을 경악시키기에 충분했다. 우승자 강수연을 비롯, 2위 장정, 3위 박희정(25·CJ), 4위 김주미(21·하이마트), 공동 5위 임성아(21·MU), 공동 10위 한희원(27·휠라코리아)과 송아리(19·하이마트) 등 특정 국가 선수들이 리더보드 윗부분을 점령했다.
이번 대회는 비록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빠지긴 했지만 카리 웹(호주), 줄리 잉스터(미국),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 LPGA의 내로라하는 톱랭커들이 모두 출전했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의 돌풍은 더욱 값지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