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길고 긴 터널 같은 겨울이 소리 없이 지나가고 꽃 향기와 초록의 싱그러움으로 가득한 5월…
한국에서는 가정의 달을 맞아 학교와 가정에서 많은 행사가 있고, 또 봄맞이 소풍이 한창일 때이다. 그런 행사들을 그리워하고 있었는데, 이곳 캠브리지에서도 좋은 행사가 있었다.
5월 첫째 주 토요일, 캠브리지 한글 학교(교장 이종현)에서는 체육대회를 실시하였다. 때마침 캠브리지-옥스포드 두 대학간 학생회에서 한인 친선 체육대회를 캠브리지에서 열게 되어 행사 응원 겸 자체 체육대회를 함께 실시하게 되었다. 캠브리지 한글학교에서도 역시 옥스포드 한글학교(교장 박유빈) 친구들과 학부모님들을 초대하여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늘 갇힌 공간에서 공부하던 아이들에게 넓고 푸른 잔디밭은 자유의 공간이었는지 지칠 줄을 모르고 뛰고 움직이는 아이들이 신기하기만 했다. 대학교 형들이 축구시합을 하는 동안 다른 한편 잔디밭에서는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공을 차며 축구를 하고 있었다. 작은 체구의 아이들에게서 어떻게 저런 쉼 없는 에너지가 나오는지…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로 다소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도 행사가 끝날 무렵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이번 행사는 두 대학 남학생들의 축구경기, 여학생들의 발야구, 그리고 한글학교의 체육대회로 진행됐다.
체육대회의 주요 종목은 달리기와 과자 따먹기 게임, 2인 3각, 이어달리기였다. 친구들, 부모님과 함께 달리는 아이들의 표정은 천진난만하기 그지 없었다. 달리다가 넘어져서 울고 있는 저학년 아이들, 넘어진 친구를 일으켜 다시 함께 달리는 고학년 아이들… 가족과 함께 참여하여 좋은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경기가 모두 끝나고 열린 시상식에서 진지한 모습으로 상을 받고 친구들에게 박수를 쳐주는 모습은 어른들 못지 않게 의젓하기만 했다.
이번 행사에 함께 참여한 옥스포드 한글학교와는 서로 좀더 알고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체육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준 옥스포드의 학생들과 선생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낯선 곳에서 아이들을 주축으로 또 하나의 한인들간의 교류의 장이 되어 이번 체육대회는 뜻 깊은 행사가 되었던 것 같다.
먼 이국 땅에서 이렇게 한국을 기억하고 한국어를 잊지 않고자 열심히 공부하는 한글학교 아이들을 보면서 나도 좀더 한국과 우리말을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사명감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쳐야겠다는 마음과 함께…벌써 다음해 체육대회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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