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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룡의 미디어창 - 최문순 MBC 사장님께
코리안위클리  2005/09/15, 04:48:14   
안녕하십니까.
거두절미하고 용건부터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KBS>와 함께 한국의 대표적 공영방송 <MBC> 사장에 취임한 지 6개월여 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5번째 사과문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사과가 잦아지면 진정성도 의심받고 권위도 상실되는 법입니다.
8월21일 <문화방송> 대표이사 최문순 이름으로 보도된 사과문 내용은 ‘솔직함과 처절함’, ‘자기식구라고 감싸기 하지 않겠다는 단호함’ 등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최사장께서 직접 연루된 사건도 아니고 기자 등 직원이 관련된 사건이긴 하지만 자신의 일처럼 책임지는 모습은 그나마 다행스럽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식의 대안없는 사과문은 앞으로도 계속 해서 나올 것으로 예상돼 안도보다는 우려가 앞섭니다. 최사장께서는 올해 2월 사장 취임문에서 “하나의 <MBC>, 단결된 <MBC>, 강한 <MBC> 모두 단결해서 세계로 나가자”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사과문에서는 일벌백계의 이유로 “언론 종사자들은 법률적인 문제를 떠나 그 누구보다도 높은 윤리의식과 도덕적 책무를 사회로부터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정확한 진단을 했습니다. 강한 <MBC>가 되기 위해서라도 사과가 잦아지는 일은 막아야 합니다. 이번 사과문에서 밝혔듯이 일벌백계도 좋지만 앞으로도 이런 일은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몇가지 제의를 하고자 합니다.
첫째, <MBC>의 자율규제 장치가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 점검하셔야 합니다. <KBS>는 정연주 사장이 취임한 후 자체 윤리강령을 개정, 강화했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현실적 규제력을 발휘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공영방송사의 경우 신뢰와 권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자체 자율규제장치가 필요합니다.
영국의 민간신문사에 불과한 <더 타임즈(The Times)>는 자체 핸드북(Journalist’ Staff Handbook)을 만들어놓고 첫번째 항에 언론윤리강령 준수를 강제화시켜 놓고 있습니다. <더 타임즈>가 영국언론불만처리위원회(PCC)의 관리대상인만큼 이 위원회가 관장하고 있는 언론윤리강령 준수를 고용의 전제조건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원문의 일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All those who serve the paper are required to adhere to it as a condition of their employment, in the spirit as well as the letter”

민간신문사가 이렇게 윤리강령을 강조하고 영국 같이 상대적으로 언론계 비리, 불법의 정도가 약한 사회에서조차 이런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이유는 바로 도덕성과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언론기관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형식적인 자체 감시프로그램인 옴부즈맨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합니다.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자체 비판과 감시는 ‘옴부즈맨’이 해야 한다는 이유를 대지만 어느 누구도 현재의 옴부즈맨 프로그램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체 제작프로 홍보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KBS>, <SBS>도 마찬가집니다. 어쩌면 잘못된 것은 현실적 타협이라는 이유로 그렇게 함께 잘못 운영되고 있는지 납득할 수 없습니다.
옴부즈맨 없는 옴부즈맨 프로그램. 자사 프로그램 비판은 물론, 잘못된 제작관행, 비리, 시청자 불만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옴부즈맨이 없다는 것은 옴부즈맨 이름을 욕되게 하는 것입니다. 방송법 규정 때문에 옴부즈맨 프로그램이 형식적으로 존재하지만 내용은 있으나 마나 한 것으로 전락해서 자체 비판, 감시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기왕에 존재하는 제도라도 제대로 활용할 의지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주문이긴 하지만 기자와 PD, 임원들에게 술자리를 자제시켜야 합니다. 향응과 금품 주고받기, 폭탄주 돌리기가 기자들의 취재문화인 것처럼 여겨지는데 이는 문제가 많습니다.
업자나 취재원들은 방송이 갖는 위력 때문에 그들의 필요에 의해 학연이나 동향 등을 이용하여 자연스럽게 술자리를 만들 것입니다. 술자리에 가야 취재가 된다고 하지만 이제 한국 사회가 변하고 있고 강화된 네크워크를 통해 더욱 윤리적인 취재와 윤리적인 언론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상대적 강자 위치에 서서 이뤄지는 외주 제작사들과의 관계는 언론인의 마음대로 잘 컨트롤이 되지 않습니다.
‘언론 장학생’이라는 말이 이제 검찰의 ‘삼성 장학생’으로 넘어갔지만 이런 불명예스런 단어는 한국 언론을 초라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술자리 잦은 기자, PD, 공짜 술과 향응에 길들여진 간부에게 공영방송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습니다. 폭탄주의 폐해를 지적하는 언론인들이 정치인과 업자 등 취재원과 한통속으로 원샷을 외치는 일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됩니다.
강한 <문화방송>도 좋지만 보다 윤리적이고 보다 신뢰할 수 있는 방송 하나쯤 시청자들이 고대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래도 방송사들은 신문사들보다 많은 월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사에 근무하는 자존심과 이를 스스로 지키고자 노력하는 권위의식이 없는 언론인들은 비록 소수라 할지라도 조직의 신뢰를 망칠 것입니다.
최사장님의 의지와 향후 후속 조치들을 지켜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창룡 올림.


<b>김창룡 교수</b>
인제대학교 언론정치학부
cykim2002@yaho.co.kr

김창룡교수는 영국 런던 시티 대학교(석사)와 카디프 대학교 언론대학원(박사)을 졸업했으며 <AP>통신 서울특파원과 국민일보 기자,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 인제대학교 언론정치학부 교수 겸 국제인력자원연구소 소장으로 재직중이다. 1989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1991년 걸프전쟁 등 전쟁 취재경험이 있으며 <매스컴과 미디어 비평>등의 저서와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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