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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음식이야기 69 풍선껌은 왜 하필이면 분홍색이어야 했을까?
코리안위클리  2013/08/14, 05:41:45   
▲ 최초의 분홍색 풍선껌의 개발자인 월트 다이머. 분홍색 색소를 첨가한 풍선껌은 그 당시 대중들로부터 엄청난 관심을 끌면서 대박을 터뜨렸다.

생산 당시 분홍색 색소 밖에 없었기 때문 … 대단한 인기 끌며 대중화 성공

알렉스 퍼거슨 경이 맨유의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축구의 종가라 일컬어지는 영국에서 그가 맨유의 지휘봉을 내려놓은 것은 2013년을 가장 깜짝 놀라게 한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만큼 그는 오늘날의 맨유가 있기까지 절대적인 공헌과 기여를 한 사람이다. 맨유의 감독으로서 그가 이룬 업적이나 기록들은 아마도 다른 어떤 감독도 이루기 어려운 일들임에 틀림이 없다. 박지성 선수를 맨유로 스카우트해와서 그 지치지 않는 한국 사람의 근면성과 성실함을 푸른 잔디구장 위에서 자랑스럽게 보여줄 수 있었던 것도 우리가 퍼거슨 감독에게 고마워 해야 할 일임에 틀림 없다.
그의 퇴진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언론에 오르내리곤 했다. 어찌 되었건 더 이상 그를 운동장에서 볼 수 없는 것은 큰 아쉬움이다. 좀 우습게 들릴지 모르지만, 퍼거슨 경의 은퇴로 인해서 우리가 잃어버린 즐거움 하나가 있다. 그것은 바로 껌을 ‘질겅질겅’ 씹고 있는 그의 특유한 모습이다. 사람들이 껌을 씹는 모습은 천태만상이라 할 수 있는데, 퍼거슨 감독은 마치 입 속에 뜨거운 음식이 들어 있는 것처럼 ‘질겅질겅’ 씹는다. 그것도 경기 끝날 때까지 쉬지 않고 반복된다.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는 사람은 테이블 매너에서 보면 좀 보기가 불편한데, 이상하게도 이분이 경기장에서 껌을 씹는 모습은 오히려 귀엽게 보일 때가 많다.
만약 퍼거슨 감독이 질겅질겅 씹는 껌이 추잉껌이 아니라, 풍선껌이라면 어떤 모습이 연출될까?라는 상상을 여러 차례 해 본적이 있다. 껌을 씹는 그의 독특한 모습만큼이나 아주 색다르게 후~불어서 풍선을 만들었을까? 그러다가 뻥 터진 풍선이 얼굴을 덮을 때 과연 이분은 어떻게 할까? 약간은 홍조를 띠고 있는 그의 얼굴과 분홍 빛 풍선은 어떤 조화를 이루게 될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왜…? 풍선껌은 하필이면 분홍색이어야만 할까? 라는 것이 궁금했다.
사실 음식의 역사와 풍선껌은 별 상관이 없다. 껌은 기호품이기는 하지만 음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지게 색깔 중에서 왜 하필이면 분홍색 이어야 했던가에 대해서는 분명 사연이 있었을 것이다.
오늘날의 껌과 연관이 있는 사람들은 바로 영국인들이다. 아메리카로 들어간 영국군인들은 인디언들이 가문비 나무의 진을 씹는 것이 무척 신기 했다. 그래서 영국 병사들은 이것을 따라하기 시작했는데, 19세기 초에 이런 모습들은 아주 보편화되면서 기호품들이 상업화되기 시작했다. 19세기 중반 가문비 나무 진 대신 치클을 원료로 한 껌이 등장한다. 그 후 여기에 향료를 첨가하여 맛이 더 한층 좋아지게 되었다. 미국에서 20세기 초반에 공장이 들어서면서 대량화가 시작됐다.
1928년까지 생산된 모든 껌은 그냥 씹는 껌에 지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심심풀이 땅콩처럼 질겅질겅, 잘근잘근, 아작아작 씹어 대는 껌이었다. 그렇다면 풍선껌은? 그리고 분홍색 풍선껌은?
바로 이때 월트 다이머라는 사람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 사람은 껌을 만드는 기술자가 아니라 껌을 만드는 공장의 회계사 직함을 가진 사람이었다. 애사심이 강하고 탐구심이 많았던 월트 다이머는 밋밋한 일반 껌이 너무 재미 없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래서 착안한 것이 좀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서 풍선을 불 수 있는 껌을 만들어 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만든 것이 바로 풍선껌이었다. 바람이 껌 속에 가득 차서 뻥 하고 터지면서 얼굴을 뒤덮어 버리는 것은 참 재미있었다. 게다가 얼굴에 착 달라붙은 껌은 쉽게 떨어져서 다시 입 속에 들어가서 재탕이 되곤 했다.
그의 호기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처음 그가 만든 풍선껌은 색깔이 없는 보통 껌에 지나지 않았다. 풍선껌을 만든 그의 호기심은 다시 발동 하기 시작했다. 후~~불어서 풍선이 된 이 껌에 색깔이 들어간다면 더 한 층 재미 나지 않을까? 란 생각을 한 것이다. 그래서 두 번째 만들어 보는 제품에 색깔을 넣어 보기로 했는데, 하필이면 그때 그가 가진 색소가 분홍색의 한 가지 밖에 없었다. 그래서 급한 김에 그냥 그 분홍색 색소를 첨가해서 풍선껌을 만들어 시장에 출시했다. 그런데 이 분홍색 풍선껌이 대중들로부터 엄청난 관심을 끌면서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그때 이후로 풍선껌은 분홍색이라는 태생적인 정체성을 벗어 나지 못한 것이다. 그래도 그게 천만 다행이다. 만약 그때 월트 다이머의 손에 까만색의 색소가 있었다고 상상을 해 보면 좀 끔찍하다. 까만색이 얼굴을 뒤덮는 것 보다, 핑크색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하튼 껌을 질겅질겅 씹고 있는, 그의 거침 없는 말투 만큼이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 버린 퍼거슨 감독을 이제는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니 못내 아쉽다.

▲ 알렉스 퍼거슨 경의 은퇴로 인해서 우리가 잃어버린 즐거움 하나가 있다. 그것은 바로 껌을 질겅질겅 씹고 있는 그의 특유한 모습이다.

▲ 알렉스 퍼거슨 경의 은퇴로 인해서 우리가 잃어버린 즐거움 하나가 있다. 그것은 바로 껌을 질겅질겅 씹고 있는 그의 특유한 모습이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영국에서 ‘음식과 문화’를 박사과정으로 수료한 필자는 음식관련업 사업자들이 성공적으로 Business strategy를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전문 컨설팅회사 Fashionfood 21. Ltd의 Directing Consultant로 활동하면서 Essen, 주간조선, 주간경향, 마이다스 등의 잡지에 음식 칼럼도 기고하고 있다.
www.fashionfood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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