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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음식이야기 61 유럽 사람들은 말고기를 좋아 한다?
코리안위클리  2013/03/27, 12:36:24   
▲ 프랑스 사람들이 주도한 말고기 식용 장려 운동이 영국에서도 성공했다면 아마 영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도 말고기 요리를 먹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유럽 전역에서 식용, 종교 희생물, 건강 식품으로 인기
영국발 ‘말고기 파문’ 유럽 16개국 직접 영향권


‘먹거리’와 관련하여, 최근 유럽에서 한 바탕 난리를 치면서 현재 어느 정도 수습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사건이 있다. 바로 말고기 파문이다. 애초에 이 사건의 출발은 영국이다. 그래서 소위 ‘영국발 말고기 파문’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영국 사람들은 안전한 먹거리에 대해 아주 알레르기성이라 이야기 해도 좋을 만큼 민감하다. 특히 영국은 오래전 광우병으로 인한 국제적인 이미지 추락의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에 고기에 대한 경계는 유럽의 다른 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다.
말고기 파문이 일어나자, 영국정부는 영국 내에서 유통이 되고 있는 모든 쇠고기 가공 식품에 대해서 철저한 조사를 하여 말고기 성분이 있는 없는지를 규명하라는 명령을 하달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유명 패스트푸드점에서 사용하는 버거에서 조차 말고기 성분이 검출됐다는 언론의 발표에 아연 실색을 했다. 게다가 BBC는 세계적인 식품업체인 네슬레에서 가공식품인 소고기 파스타에 말고기를 섞어서 판매를 했다고 보도를 하면서 유럽 전체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의 말고기 패닉 상태에 도달했다. 자그마치 16 개국에 이르는 유럽의 국가들이 바로 이 말고기 파문에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 빠져 있었으니 그 기분을 알고도 남는다.
그렇다면, 왜 말고기는 먹으면 안되나?란 의문을 들 것이고, 어쩌면 과거에도 한두 번은 고개를 갸우뚱했을 것이다. 만약 이 질문을 중국 사람들에게 하면 아마도 이상한 눈으로 쳐다 보면서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는 시선으로 쳐다볼 것이다. 바다 속에서 헤엄치는 것들 중에는 잠수함 빼곤 다 먹고, 하늘에 날아 다니는 것들 중에서 비행기 빼곤 다 먹고, 땅 위에 걸어 다니는 동물 중에서 사람을 제외하곤 다 먹는다는 그 사람들이 아니던가. 그리고 역사적으로 볼 때 몽골족은 말고기를 식용으로 아주 좋아했던 민족이기도 하다.
유럽 사람들도 말고기를 먹지 않았을까?란 의문과 더불어, 지금 저렇게 난리치는 상황을 보면 마치 유럽사람들은 말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유럽 사람들은 말고기를 잘 먹는다. 그리고 아주 놀랍게도 그 말고기를 식용에 대해서 가장 관대한 국가가 다름아닌 프랑스이다. 한국의 개고기 식용에 대해서 그렇게 길길이 날뛰면서 야만적인 시각으로 공개적으로 떠들었던 프랑스 사람들 아니었던가? 프랑스 사람들의 말고기 식용은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이후 아주 광범위하게 볼 수 있다. 특히 1차 대전 이후 전쟁에 동원된 수 많은 말들 중 다치거나 늙은 말들은 푸줏간에서 대량으로 살육되어 식용으로 사용됐다. 영국에서 바다를 건너가서 대륙전쟁 소위 말하는 Great war 에 동원된 수 많은 말들도 이 과정에서 살육됐다. 동물들을 그렇게 사랑하는 영국 사람들이 프랑스 사람들의 이 행위를 해석하고 이해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음식의 역사를 좀더 멀리 추적해 보면, 유럽 사람들의 말고기 식용은 아주 오래전부터 꾸준히 이어져온 음식문화의 한 단편에 지나지 않는다. 고고학자들은 프랑스 리용 부근의 절벽에서 대규모의 말 뼈 군락을 발견했는데 학자들은 이 유적을 구석기 시대 사람들이 야생의 말들을 절벽에 추락시켜 죽인 후 고기를 식용으로 사용한 근거로 결론을 지었다. 이런 이유로 학자들은 말고기 식용의 최초 시작국가로 프랑스를 지목한다. 아직도 프랑스 사람들이 말고기를 요리로 먹는 것은 이런 역사적인 뿌리와는 분명 연관이 있음이 틀림 없다.
유럽 사람들의 말고기 식용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용인되었는가에 대한 증거는 교황 그레고리우스 3세가 734년 유럽 전역에 말고기 식용금지를 하달한 것으로도 잘 알 수 있다. 실제로 유럽 사람들의 말고기 식용은 북유럽, 서유럽 구분이 없이 아주 광범위 했다. 일부는 아주 일반적인 식용으로 또 일부는 종교적인 희생재물로 또 일부에서는 건강을 회복하는 음식으로 용도 또한 다양했다. 영국과 지척의 국가인 아일랜드의 고해자가 사용한 9세기의 책에는 말고기를 먹은 사람은 3년 반 동안 참회해야 한다는 내용까지 적혀 있다. 중세시대 스페인에서는 어린 말을 ‘붉은 사슴’이라 부르면서 식용으로 잡아 먹었고, 덴마크는 말고기 잔치를 열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실들은 기독교가 말고기 금지령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말고기 식용은 유럽에서 근절되지 않았다는 것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말고기 식용은 1841년 뷔레뎀베르크에서 합법화됨으로써 중부 유럽에 고삐 풀린 듯 식용으로 용인이 되었고, 1866년 프랑스도 말고기 식용을 합법화시켜 버렸다. 즉 지금까지 공공연히 불법으로 자행되어온 말고기 식용이 이젠 합법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버젓이 말고기를 전문으로 파는 정육점이 간판을 달고 영업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에서는 말고기 식용을 알리기 위해 ‘말고기 연회’까지 열리곤 했는데 그때가 1865년 파리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영국은 이 말고기 식용에서 배척된 국가였을까? 대답은 ‘아니다’이다. 영국도 1868년 말고기 연회가 몇 차례 열렸다. 프랑스인 요리사가 프랑스에서 말고기를 가져와서 요리했고, 말고기 예찬론자가 일부 생기기도 했다. 런던에 말고기 정육점도 생기는 우스운 일까지 발생했지만 모두 실패한 사례로 곧장 사라지고 말았다. 음식문화에 있어서 영국이 프랑스의 영향을 얼마나 많이 받았던가에 생생한 기록이자 부끄러움이기도 하다. 아마도 그때 프랑스 사람들이 주도한 말고기 식용 장려 운동이 영국에서도 성공했다면 아마 영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도 말고기 요리를 아주 드물게 고생해서(?) 먹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영국에서 ‘음식과 문화’를 박사과정으로 수료한 필자는 음식관련업 사업자들이 성공적으로 Business strategy를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전문 컨설팅회사 Fashionfood 21. Ltd의 Directing Consultant로 활동하면서 Essen, 주간조선, 주간경향, 마이다스 등의 잡지에 음식 칼럼도 기고하고 있다.
www.fashionfood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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