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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 산책 20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2)
코리안위클리  2012/10/24, 05:36:53   
▲ 국립박물관은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하나의 건축 예술작품이다.

“그의 철저한 금욕은 더 찬란한 자유를 위함이었다”

암스테르담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비록 그들이 어느 다른 나라와 도시에서 또다른 나라와 도시로 이동하기 위한 일종의 연결고리로 아주 잠깐의 시간을 방문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가장 먼저 들러볼 곳으로 고려하는 곳이 어디일까. 바로크의 시대, 루벤스와 베르니니와 같은 종교적이고 귀족적인 화풍이 유행처럼 번지던 그 무렵에, 미술사적으로 기존의 공식들을 깨고, 동시대에 다른 주제와 화풍을 가지고 같은 시대를 풍미했던 렘브란트와 베르메르, 프란츠 할스와 같은 화가들이 등장했던, 이곳. 네덜란드의 수도에 왔다면, 아무래도 미술관과 같은 장소를 찾는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비록 그 유명한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는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로 한 시간 남짓의 거리에 있는, 우리에게도 밀사사건으로 인연이 깊은, 헤이그에 있다고 해도, 렘브란트, 그리고 이후 빈센트 반 고흐에 이르기까지 세계 미술사에 빠져서는 안되는 네덜란드에 왔다면, 한번쯤 트람을 타고 암스테르담 깊숙히 들어와 미술관을 찾는게 맞지 않나 싶다.
가장 먼저 주목받는 곳은 국립박물관이다. 1885년에 문을 연 이곳은, 화려한 암스테르담 중앙역을 설계한 코이페르스의 손길이 묻어 있는 곳이다. 그 시절만 해도 미술관 전용 건축이 없었으니, 건축사적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겠다.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아침일찍부터 부지런히 박물관 광장으로 발걸음을 서둘러야 한다. 국립박물관은 물론 맞은편에 있는 반 고흐 박물관까지 미술관을 찾는 이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곳이기 때문에 입장하기까지 지루한 기다림을 각오해야 한다.
국립박물관에서는 베르메르의 <연애편지>, 프란츠 할스의 <쾌활한 술고래> 등 미술책이나 각종 광고, 영화 등을 통해 눈에 익은 수많은 네덜란드 화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많은 작품 중에도 국립박물관의 하일라이트는 렘브란트의 <야경>이다. 동선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 작품은 왜 렘브란트가 빛의 마법사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그가 정말 거장이었는지 감탄과 경이로 깨달을수 있게 한다. 그러고나면, 네덜란드가 이웃 프랑스나 독일에 못지 않은 예술적 감수성이 풍부한 나라임을 알게 된다. 그것도 매우 오래전부터.

▲ 반 고흐 미술관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의 줄만으로도 그의 인기를 실감한다.
▲ 반 고흐 미술관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의 줄만으로도 그의 인기를 실감한다.
 
국립박물관에서 고전 예술의 감동에 아직 정신을 차리기 전에, 그나마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웃에 있는 반 고흐를 만나러 가보자. 반 고흐 미술관의 작품들을 보고 나면, 고흐를 나름 좋아했다고 자부하는 사람도 실제로 그의 작품을 상당수 모르고 있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만큼,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작품보다 오히려 그의 삶과 그의 미학적 관점을 더욱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 많이 소장되어 있는 곳이다. 따라서, 흔히들 고흐 마니아들은 이곳의 작품들을 보고 감동을 얻어야만 진정한 그의 팬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감자먹는 사람들>을 비롯한 그의 네덜란드 시기의 작품들 뿐만 아니라 <노란집>이나 <까마귀가 나는 밀밭>등의 프랑스 거주 시기의 작품들까지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쯤에서 암스테르담의 박물관 투어가 끝났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다시 여기서 전철을 타고 방향을 틀면, 곧 안네 프랑크의 집을 만나게 될 것이다. 안네 프랑크라는 이름은 익숙해도 실제로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어린 나이에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가족들과 함께 이곳 암스테르담의 비밀 거처에 숨어서 나치의 감시를 피해 살았던 이 소녀는,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작은 일기장을 하나 남겨둔채, 수용소의 처절한 환경에서 꽃망울조차 피어보지 못하고 세상을 등졌다. 그녀의 일기장은 사후, 겨우 생존해 돌아온 그녀의 아버지를 통해 전세계로 출판됐으며, 그 어린 소녀의 작은 소망은 전세계에 반전과 평화의 씨앗이 됐다. 이곳은 그녀가 실제로 어떤 공간과 장소에서 살았는지 보여주는 곳인데, 단순히 그냥 작은 박물관이라 치부하고 넘기기엔, 그 장소에 서린 이야기들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 수많은 언어로 번역된 그녀의 일기가 전시되어 있으며, 당시의 물건들이나 다른 유태인 생존자들의 증언도 들어 볼 수 있다. 이곳은, 암스테르담이 그 화려함 이면에 가진 아픔을 나누는 중요한 장소로, 앞서 소개한 박물관 광장의 미술관 만큼이나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 안네프랑크의 집은 방문객들이 너무 많아 확장까지 했는데 아직도 줄이 길다.
▲ 안네프랑크의 집은 방문객들이 너무 많아 확장까지 했는데 아직도 줄이 길다.
 
여기까지 돌아보고 나서 아직 시간이 허락해 준다면, 그 행운을 싱겔 꽃시장에서 마무리지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곳은 튤립의 나라 네덜란드 화혜산업의 단면을 살짝 엿볼 수 있는 곳으로, 화려한 튤립과 그 알뿌리의 향연은 물론이거니와, 통발이나 파리지옥 같은 상당히 보기 힘든 식물들도 진열해 판매되고 있어,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박물관과 같은 곳임을 느낄수 있게 해준다. 특히, 단순히 색과 모양으로 화려한 꽃들이 아니라, 각종 독특한, 그리고 그것들을 통해 꽃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이름을 보면, 이곳 네덜란드인들의 위트와 재치를 볼 수 있어 나름 재미있는 문화 경험이 될 수 있다.
이쯤되면 암스테르담 박물관 투어는 어지간히 했다고 보고, 다시 숙소 또는 다음 여정지로 이동해도 될 것이다. 물론, 국립박물관의 감동이 당신을 렘브란트의 고향인 레이덴, 베르베르의 명작들이 있는 헤이그와 그의 생애가 담긴 델프트, 프란츠 할스의 미술관이 있는 하를렘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할 수 있고, 크뢸러 뮐러 미술관으로 가서 고흐의 내면에 더 다가가고 싶어질지도 모르며, 알스메르에 있는 생화 시장이나 쾨켄호프 공원으로 가서 꽃들의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네덜란드 안에 있음은 두말할 것 없는 소리이다.

 ▲싱겔 꽃 시장의 저 알뿌리들이 꽃으로 피어날 것을 상상만해도 눈부실 만큼 아름답다.
▲싱겔 꽃 시장의 저 알뿌리들이 꽃으로 피어날 것을 상상만해도 눈부실 만큼 아름답다.
 

글쓴이 박 서 재
plibrary@daum.net

워릭대학교 Theatre Studies 박사과정
University of Bristol (MA/Mphil)
유럽 17개국, 100여개 도시
이벤트·축제 방문 리서치
다수 공연작품 연출·조연출·스태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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