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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 산책 19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1)
코리안위클리  2012/10/10, 06:07:44   
▲ 아예 기념품으로까지 나온 암스테르담 특유의 좁은집들. 예전의 열악한 환경은 이제 이곳만의 독창적인 개성이 되었다.

“그의 철저한 금욕은 더 찬란한 자유를 위함이었다”

영국에 유로스타가 개통되고 나서 프랑스와 벨기에로 떠나는 여행자들이 부쩍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유로스타를 이용하면, 도시 외곽까지 나갔다가 들어오는 번거로움도 없어지면서, 짐 무게 제한이나 액체에 대한 엄격한 기준 때문에 골치아파지는 상황도 피할 수 있다 보니, 조금 더 비싼 가격이라고 해도 짧은 쉬는 기간에 잠깐 머리 식히러 다녀오는 여정으로 이들 루트를 선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덕분에 나름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도시가 있었으니, 그게 바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다. 특히, 한국 배낭여행객들 사이에서는 런던에서 브뤼셀을 거쳐 암스테르담으로 들어가 다음 여정으로 루트를 연결하는 것은 일종의 공식과 같이 행해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암스테르담이 유럽 교통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특징 때문이기도 하겠으나, 암스테르담만의 묘한 매력을 결코 유럽의 다른 큰 나라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심지어는 이웃나라인 벨기에와도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아주 큰 차이가 없어야 정상이겠으나, 사실상 뚜껑을 열고 보면 두 국가의 독립운동 역사에서부터, 예술의 사조적 특징, 종교적 현상까지 완전히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 결과는 지금의 매우 아이러니한 결과를 낳았다. 가장 금욕주의가 강했던 청교도 국가의 뿌리에서 지금은 대마초와 홍등가로 대표되는 자유로움의 극치 국가로 탈바꿈됐다. 건물과 음식, 미술 등 절제미가 넘치는 매력이 네덜란드 여행의 낮을 사로잡아준다면, 밤은 향락과 자유, 해방의 노래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워낙 땅덩어리가 작아서도 그렇지만, 동시에 그만큼 아끼고 아꼈던 그 공간에서 비좁게 숙박을 하면서 당신은 대마초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이 도시를 쉽게 단정지어버리기엔 그래서 참 어렵다.
암스테르담은 중앙역을 중심으로, 마치 물방울 하나 떨어진 잔잔한 물결처럼, 운하들이 방사형으로 펼쳐져 있고 그 운하를 잇는 다리들이 실제로 이 도시를 거미줄 모양으로 보이게 한다. 그 중간중간에는 암스테르담 대학의 활기도 있고, 홍등가의 야릇함도 있고, 커피숍의 환각도, 하링의 절제된 맛과 온갖 괴상하고 특이한 축제를 여는 네덜란드인들의 자유분방함도 살아있다. 대체 이 도시의 이런 희한한 문화는 어디서 시작이 된 것일까?
암스테르담의 역사는 12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작은 어부들의 마을이었던 이곳은 16~17세기의 네덜란드 황금시대를 거치면서 급격히 무역항으로 급격하게 성장한다. 지금은 세계 다이아몬드 무역의 중심지로 주목받는 도시이며, 17세기에 이루어졌던 운하들은 2010년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어 지금까지 잘 보존되고 있는 중이다.

건물과 음식, 미술 등 절제미가 넘치는 매력이
네덜란드 여행의 낮을 사로잡아준다면,
밤은 향락과 자유, 해방의 노래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 이스트 런던에 있는 것들에 못지않은 그래피티, 재밌게도 이것은 암스테르담 한복판인 암스테르담 대학 맞은편에 있다.

▲ 이스트 런던에 있는 것들에 못지않은 그래피티, 재밌게도 이것은 암스테르담 한복판인 암스테르담 대학 맞은편에 있다.

 
유럽의 강호들 사이에 끼어 온갖 풍파를 다 겪은 나라이지만, 그래도 나름 뛰어난 상업술과 무역으로 지금까지 끈질기게 생존해 왔으며, 오히려 지금은 유럽의 경제를 이끄는 강호 중 하나로 발돋움 하게 되었다. 이 모든 원천은 바로 청교도인데, 재밌게도 원래부터 대표적인 청교도 국가였던 네덜란드는, 그렇기 때문에 예전부터 상업이 발달하고, 자신을 절제하고 물건을 아끼는 절약정신이 바탕에 깔릴 수 있었다. 하지만, 매우 금욕주의적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아끼고 절약하는 상인들의 습관이 몸에 배어 있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무역을 통해 외국어를 배우고, 외국 문화를 쉽게 접하면서, 무엇보다도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유동적인 사고방식도 역시 한 틀을 형성하였다. 특히, 영국의 청교도들과 달리, 네덜란드의 청교도들은, 주변의 강국들의 압박이 심한 상황에서 살아남아야 했기 때문에 나름 그렇게 자유롭고 혁신적일 수도 있어야 했다.
보기에는 따라서, 매우 질서 없고 너저분한 나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나름 네덜란드의 법률만 보아도 이들이 얼마나 실용적인지, 그리고 얼마나 자세한 부분까지 미리 고민하고 고려하는 철저한 준비성을 갖추었는지 볼수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 모든 상황, 그 어느 황당하거나 극단적인 상황까지도 네덜란드 법률의 자세한 적용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하니, 그 자유로움이 결코 방종이 아님을 다시한번 보게 된다. 하기사, 그렇게 대마초가 합법이라고 해도, 마약으로 인한 범죄가 눈에 띄게 높은 것도 아니고, 그렇게 홍등가를 공공히 합법으로 개방한다고 해도, 성범죄가 급속히 높아진 것도 아니니, 이들의 자유가 그렇게 함부로 우리가 판단할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오히려, 한번은 암스테르담으로 떠나는 저가항공을 타고 주말을 보내러 떠나보면 어떨까? 그 홍등가 사이에서 스피노자는 철학을 논했었고, 렘브란트는 신을 고민한 그림을 그려냈다. 그들의 철학과 예술이 그 역설적인 자유와 금욕의 중간에서 탄생했다면, 한번쯤 주말이 그들의 흔적과 함께 한들, 피곤할만큼 흥분되지도, 짜증날만큼 지루하지도 않을 것이다. 암스테르담의 따닥따닥 붙은 집들 사이에서 비록 비좁은 계단에 처음 캐리어를 들고 오를 때부터 이미 녹초가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 암스테르담 중앙역, 암스테르담에 몇 안되는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이다.

▲ 암스테르담 중앙역, 암스테르담에 몇 안되는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이다.

 
글쓴이 박 서 재
plibrary@daum.net

워릭대학교 Theatre Studies 박사과정
University of Bristol (MA/Mphil)
유럽 17개국, 100여개 도시
이벤트·축제 방문 리서치
다수 공연작품 연출·조연출·스태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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