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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음식이야기 51 “포크와 젓가락은 싫어요 손가락 더 좋아요”
코리안위클리  2012/10/10, 06:02:37   
▲ 인도 사람들이 손으로 밥을 먹는 모습은 특이한 풍습과 문화라 생각될 정도로 이제는 낯선 이방인들에게도 익숙하다.

인도의 수식(손으로 밥먹는 행위) … 깨끗한 음식에 대한 결벽증 내재한 종교 영향

‘잘 먹는다’는 것은 여러모로 생각할 수 있다. 즉 잘 먹기 위해서는 좋은 음식도 중요하지만 그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환경도 아주 중요하다. 좋은 장소, 좋은 분위기, 좋은 사람, 심지어 훌륭한 테이블에서 볼 수 있는 좋은 식기와 도구에 이르기까지 기준을 정하기에 따라서 그 범주가 아주 넓다. ‘잘 먹기’ 위한 이 많은 환경들 중, 음식을 테이블에서 입으로 가져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포크, 나이프, 숟가락, 젓가락 등이다. 이 도구들은 음식을 접시나 테이블에서 입으로 옮기는 마지막 임무를 수행한다.
그런데 이 도구들이 깡그리 무시 되는 경우가 있다. 그것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간혹 벌어지는 예외가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일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인도이다. 흔히들 이야기 하는 ‘수식’ 즉 손으로 밥을 먹는 행위의 대표적인 국가로 일컬어 지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인도 사람들의 수식은 특이한 풍습과 문화라 생각될 정도로 낯선 이방인들에게도 이제는 익숙하다.
처음 인도사람들의 수식을 접한 서구 사람들이나 기타 이방인들은 이 낯선 문화가 상당히 불편했다. 특히 형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서구 사람들의 외적 인식 방향 그리고 위생을 생각을 내부적인 인지의 충돌에서 생긴 갈등은 더 크게 작용을 했을지도 모른다.
필자 또한 동일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기숙사에서 약 1년을 살다가 이사를 갔는데 이사 간 집에서 Stephen 이라는 인도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자동차 공학을 박사과정으로 전공하고 현재 영국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훌륭한 학자이다. 이 친구가 내게 보여준 ‘수식’의 모습은 아주 거침이 없었다. 그것은 아마도 내 전공이 음식문화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터라, 처음부터 내가 충분히 그리고 잘 이해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친구를 통해서 본 인도 사람들의 수식은 문화, 전통, 관습, 생활 및 자연환경, 철학, 종교 그리고 위생 및 영양에 이르기까지 마치 총체적인 현상의 결과처럼 보였다.

‘수식’을 고집하는 인도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그들의 전통, 풍습 그리고 종교적인 영향
이 모든 것들이 오랜 세월 동안 삶의 전반에
철학처럼 녹아 있다.


▲ 손을 사용하되 반드시 오른손을 사용해야 한다. 이 규칙은 인도 사람들의 수식에서 가장 중요하다. 그 이유는 통상적으로 왼손은 배설물 처리를 할 때 사용하기 때문이다.

▲ 손을 사용하되 반드시 오른손을 사용해야 한다. 이 규칙은 인도 사람들의 수식에서 가장 중요하다. 그 이유는 통상적으로 왼손은 배설물 처리를 할 때 사용하기 때문이다.

 
인도 사람들의 수식에는 먼저 절차가 있다. 우선 식사를 하기 전에 손을 깨끗이 씻는다. 그리고 자신이 사용할 개인 접시를 선택 한다. 그리고 그 접시 위에 음식을 담는다. 반드시 개인접시를 사용하는데, 이 또한 가장 청결한 상태로 음식을 먹기 위함이다. 남들과 접시를 절대로 공유 하지 않는다. 인도 사람들이 바나나 잎 혹은 기타 나뭇잎을 접시로 사용하는 이유 또한 자연 상태의 최고로 깨끗한 접시라고 생각 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이 수식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손이다. 손을 사용하되 반드시 오른손을 사용해야 한다. 이 규칙은 인도 사람들의 수식에서 가장 중요하다. 그 이유는 통상적으로 왼손은 배설물 처리를 할 때 사용하기 때문이다. 오른손으로 양념과 쌀을 잘 비비거나 버무린다. 그리고 나서 오른손 검지, 중지, 약지로 숟가락을 사용하듯이 밥을 떠서 먹는데, 이때도 검지로 음식을 입 안으로 살살 밀어 넣어서 먹는다. 사람들은 혀로 미각을 느끼지만 인도 사람들은 손을 사용하는 이 과정에서 느끼는 감촉을 혀에서 맛 보는 미각 이전의 맛으로 음미한다. 즉 맛의 음미를 여러 절차에서 나누어 볼 때 그들만이 느끼는 맛의 절차가 한 가지 더 있는 셈이다.
식사를 할 때도 최대한의 대화만 한다. ‘정숙하고 조용하다’라는 표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수식의 음식풍경은 선명하다. 그 이유는 말을 할 때 혹시라도 침이 튀어 상대의 음식을 더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절제된 대화, 나뭇잎을 사용하는 것,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손을 사용하는 것 등 이 모든 과정은 다른 사람들의 ‘타액’에 대한 절대 경계심을 고려하는 인도 사람들의 음식에 대한 철학을 볼 수 있다.
사실 어느 특정 지역의 음식에 대한 풍습이나 전통은 종교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인도 사람들의 음식에 대한 이러한 풍습은 그들의 전통 종교라 할 수 있는 ‘힌두교’가 바탕에 깔려 있다. 깨끗한 음식에 대한 병적인 결벽증이 힌두교에 내재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발달된 문명세계에서 인간의 몸에 전혀 해롭지 않고 깨끗한 세정제는 아주 많다. 따라서 굳이 손을 사용하지 않고, 포크, 숟가락, 나이프 등등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더 위생적이다. 그러나 ‘수식’을 고집하는 인도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그들의 전통, 풍습 그리고 종교적인 영향 이 모든 것들이 오랜 세월 동안 삶의 전반에 철학처럼 녹아 있다. 포크 혹은 나이프 보다 손이 더 좋은 것은, 결국 자신이 ‘인도 사람’이라는 것이 더 좋기 때문이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영국에서 ‘음식과 문화’를 박사과정으로 수료한 필자는
Food Trend, Eating/Dining out trend 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공,
음식관련업 사업자들이 성공적으로 Business strategy를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Fashion Food 21. Ltd의 Directing Consultant로 활동하면서
Essen, 주간조선, 마이다스 등의 잡지에 음식 칼럼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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