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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치르는영국인 관찰기 - 직업 선택의 기준 ⑨
코리안위클리  2012/07/06, 02:12:08   
▲ 머리가 있는 영국의 젊은이들도 스트레스 안 받고 멋있고 편안한 직업을 선호한다. 런던정경대학교 캠퍼스 내의 학생들.

돈·명예·권력 모두 가진 직업은 없어 머리 쓰는 일보다 몸 쓰는 일 선호

필자는 어느 나라를 방문할 때면 그 나라 사회를 전반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이 있다. 인간의 3대 욕망, 즉 돈과 권력과 명예가 한 직업에 얼마나 집중되어 있느냐를 따져보는 방법이다. 특히 사회지도층, 그중에서도 정치인에 이 세 가지가 다 집중되어 있으면 다른 말 할 필요도 없이 후진국이거나 독재국가이다. 바람직한 사회라면 이 세 가지 중 하나 이상이 한 직업에 겹쳐져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유감스럽게도 세계에는 이 세 가지를 모두 가진 사회지도층이 지배하는 나라들이 그렇지 않은 나라보다 훨씬 더 많다. 견제 세력이 없는 무소부재의 권력이 있으니 각종 매체를 동원해 국민을 세뇌시켜 무조건의 찬양을 받는 명예를 가지고 있다. 동시에 나라 안의 이권이란 이권은 다 권력자와 일가, 그리고 그를 따르는 무리들의 소유이다. 작년 아랍의 봄을 맞아 권좌에서 물러난 지도자의 경우를 보면 알 만한 일이다.

영국에는 이 세 가지를 다 가진 직업은 물론 없고, 두 개라도 같이 속해 있는 직업을 찾기가 쉽지 않다.

존경 못 받는 대학교수들

엘리자베스 여왕은 돈과 명예는 있어도 권력은 없다. 영국 정치인은 물론 권력은 있다. 영국은 의원내각제라 의회의 다수당이 의회는 물론 행정부까지 지배를 하고 있어, 의회를 지배 못하는 대통령제의 대통령보다 더 강력할 수 있다. 그러나 영국 정치인은 권력 말고는 가진 것이 없다. 신문이나 국민이 평소에 정치인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국민의 존경을 받는 명예는 전혀 없는 것 같다. 돈과도 전혀 인연이 없다. 정치인에게 돈을 주어 돈에 해당하는 만큼의 이권을 따내기도 어렵고, 이권은 아니더라도 유력 정치인과 친하다는 점을 과시해 사정기관으로부터 보호를 받거나 이득을 얻는 일도 없다.

물론 정치인이 재임기간 중 권력에만 만족하면서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하고 퇴임하면, 그때부터 돈과 명예가 따를 수도 있다. 대처 총리는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함께 ‘전직 3인의 인기 연사’였다. 세계로 불려 다니면서 거액의 강연료를 받았고 집필을 통해 명예와 부도 한꺼번에 누렸다. 어찌 되었건 영국에서 정치인은 일반적으로 코미디, 가십 프로그램, 신문 만평을 통해 끊임없이 놀림당하고 비꼬임을 당하는 존재다.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 중의 하나는 교수다. 요즘은 휴강도 잘 못하고 논문 발표 실적에 따라 평가받고 연구 자금도 옛날 같지 않다고 울상을 짓는다. 그나마 아직은 명예는 있는 듯하고 돈도 자신들의 욕심만큼은 못 받아도 다른 월급쟁이들이 일하는 것에 비하면 잘 받는 편이다. 게다가 잘하면 권력으로 초대를 받을 위치에 있는 최고의 직업이고, 이는 가까운 장래에도 별로 바뀔 것 같지 않다.

거기에 비하면 영국의 대학교수들은 참 불쌍하다. 한국 교수들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모든 것이 참 애매모호한 직업이다. 학생은 물론 심지어는 학부모와 사회로부터도 특별히 존경받는 것 같지 않다. 여기저기에 초빙되는 고액 연봉의 스타 교수가 분명 있긴 하나 아주 소수이고, 평균적으로는 수입도 보통 직장인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 자식을 사립학교에 보내려면 부인이 아주 돈을 잘 벌어야 한다. 해서 영국의 교수는 명예도 돈도 해당이 없고, 더욱이 교수가 바로 장관이나 고관으로 발탁되는 경우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권력과도 거리가 멀다. 그래서 영국에서 교수라는 직업은 학문을 ‘지독히’ 좋아하고 자유스럽고 시간이 많아 여유로운 삶을 원하는 사람들이 택하는 직업이다. 결코 한국처럼 상류층이나 권력층으로 들어가기 위한 디딤돌로 이용하는 직업이 아니다.

심지어는 초·중·고등 사립학교 교사보다 더 선호되는 직업이 아니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이해가 좀 안 될 듯하다. 사립학교 교사들에 비해 교수의 직업 안정도가 떨어지고 연구 실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훨씬 큰 편이기 때문이다. 옥스브리지를 나온 학생의 약 3분의 1이 사립 초·중·고등학교 교사로 간다. 다른 평균적인 직장인에 비해 사립학교 교사들의 월급은 많은 편이다. 그러나 월급으로만 본다면 최고의 두뇌를 가진 명문대를 나온 엘리트들이 택할 직업은 아니다. 학생을 가르치는 일이 자기에게 맞고 시간 많이 나고 성과 달성이나 경쟁의 스트레스가 없으며 자유로운 직업이라는 이유가 명문대학을 나온 엘리트들이 교직을 택하는 이유다. 이런 현상은 취직이 갑자기 어려워진 후 비교적 안정된 교직의 인기가 갑자기 오른 한국과는 달리 영국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있던 현상이다.

영국에서 명예로우면서도 돈과 좀 인연이 있는 직업은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의사 정도가 유일할 것 같다. 의사 말고는 자격 시험을 통해 얻어지는 전문 직종 중에 존경받을 만한 명예를 가진 직업은 별로 없다. 한국과는 달리 변호사, 회계사, 판사, 변리사 등은 수입이 좀 좋은 직업으로 인정받을 뿐이지 일시에 개천에서 용으로 올라서는 그런 명예로운 직업은 아니다. 영국 의사는 거의 모두 국가의료보험(NHS)에 소속되어 있는 공무원이다. 사립의료보험환자들만 취급하는 사립병원들에 소속되어 있는 의사나 시내 고급 전문의원들이 모여 있는 할리 스트리트 전문의들이나 개인영업 의사일 뿐이다. 그래서 영국에서는 의사라는 직업도 다른 월급쟁이보다 좀 더 돈을 많이 받을 뿐 집에 현금을 수십억 쌓아 놓을 수 있는 거액 수입 직종은 아니다. 물론 직업이 안정되어 있고 존경을 받으면서 월급도 많아 의과대학 시험은 경쟁도 심하고 입학 점수도 높다. 정말 영국에서도 최고 수재들만 가는 곳이 의과대학이다.

변호사·회계사는 고달픈 직업

영국의 변호사는 한마디로 말해 존경받는 직업은 아니다. 수입이 많아서 그나마 선망하는 직업 중의 하나일 뿐이다. 영국인은 그들이 하는 일에 비해서 수가를 너무 많이 청구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시험에서 합격 점수만 받고 일정한 경험만 쌓으면 변호사가 무제한으로 배출되니 경쟁이 심하다. 때문에 유명 변호사가 아니면 수입이 많지 않다. 공인회계사도 마찬가지다. 고급 직업이긴 하나 고달픈 직업 중의 하나다. 한국도 이제 이런 ‘전문 직업의 일반화’라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는 하나 영국에서는 자격증을 취득해서 할 수 있는 전문 직종은 이미 더 이상 황금 알을 낳는 꿈의 직업이 아니다. 요즘 젊은이 사이에서 시티(City)라 불리는 금융가에서 일하는 금융 직업이 월급이 아주 많아 선망의 직업이긴 하나 그나마도 업무의 강도 때문에 삼십대 중반 이상 오래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동시에 경기를 가장 많이 타서 직장 안정성이 너무 낮기 때문에 야심만만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크게 선호하는 직종도 아니다.

좋은 직업도 나쁜 직업도 대물림

그러면 국영기업 혹은 일반 대기업이나 공무원은 어떤가? 이런 직장은 한국과는 달리 공개 경쟁시험이 일단 없다. 거의가 추천을 통한 수시 면접 채용이거나 인턴을 거쳐 채용된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영국인이 말하는 이런 ‘존경할 만한 직업(respectable job)’이나 ‘기득권 단체(establishment) 직업’은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누가 뭐래도 영국은 계급 사회다. 그래서 학연·지연·혈연이 직장을 잡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기업에 들어간다고 해서 아무나 고급 간부가 되는 것도 아니다. 물론 능력은 당연한 일이고 그런 자리에 맞는 여러 가지 다른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직위 수준에 맞는 적합한 계급, 가족 배경, 학벌, 영어 실력, 연줄이 있어야 한다. 진급을 비롯해 이런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도 위의 조건은 능력 이상으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영국 거대 기업의 간부급은 대대로 내려오는 주주들 사이의 연을 통해 들어온 영국 상류층 출신과 중산층 자제들 중에서도 사립학교와 명문대학을 나온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미국인들이 항상 영국을 비꼬는 듯이 말하는 “우리는 능력사회(merit society)이고 영국 사회는 계급사회(class society)”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중앙 부처의 공무원마저 한국처럼 공개 경쟁 시험을 통해 선발되어 일괄적으로 교육받고 배치되지 않는다. 부서별로, 또는 기관별로 자기네들 나름대로의 특별한 방법을 통해 수시로 채용한다. 특수 관계의 사람이 그 기관에 속해 있어서 적기에 채용 관련 정보를 주지 않으면 개별적으로 채용 정보를 찾아내기가 거의 복권 맞히는 것 만큼 어렵다. 언뜻 생각하면 취업 희망자들이 평소 특정 기관에 인적 사항을 등록해 놓으면 그 등록 내용을 보고 심사해서 수시 채용이 이뤄지면 더 좋은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영국 외무부 인터넷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자신들은 공정을 기하기 위해 취업 희망자의 개인 사항을 보관하지 않는다고 공고하고 있다. 수시로 지원자를 모을 때만 자료를 접수하고, 접수된 자료는 심사 후 바로 폐기하고 필요할 때 다시 신청을 받는다는 말이다. 무엇이 공정하게 한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십분 양보해서 정말 운이 좋아 적기에 자기가 원하는 곳에서 구인을 한다는 정보를 접한다 해도 그 다음이 문제다. 과연 그들이 제대로 공정하게 서류 심사를 하고 면접 판단을 하는지는 국외자로서는 정말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영국에는 ‘좋은 직업도 대를 물리고 나쁜 직업도 대를 물린다’는 말이 있다.

이민 2세대는 전문 직종으로

언젠가 사립 명문 학교 자선 모임에서 유명 대기업 CEO(최고경영자) 학부형이 자기 회사 인턴 기회를 경매에 내놓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얼핏 보면 아주 고상한 일이다. 자신이 돈을 가지지도 않고 전액 학교의 발전기금으로 내 놓으니 말이다. 그 인턴 기회를 사는 부모와 특별히 아는 사이가 아닐 수도 있다. 또 인턴 기회를 갖는다고 해서 다 취직이 되는 것도 아니니 특혜도 아니다. 인턴을 해도 능력이 없으면 발탁이 되지 않을 터이다. 채용을 위한 공정한 판단을 유보하고 기회만 주었으니 그 CEO 학부모는 비난받을 이유도 없다.

그러나 ‘공정하게’ 살펴보면 어떻게든 인턴 기회를 잡으면 일단은 문턱 안으로 한 발을 집어넣은 셈이 된다. 그런데 그 기회가 그런 명문 사립 학교에 다니지 않으면 얻을 수 없으니 한국식 사회정의로 봐서는 공정한 게임이 아니다. 또 그날 경매 낙찰가는 영국 사립학교 교사 한 달 월급이 넘는 금액이었다. 학교를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금액이 포함되었다고는 하나 분명 쉽게 낼 수 있는 금액은 아니었다. 보통 월급쟁이의 일 년 연봉에 해당하는 학비를 내고 사립학교를 다니는 자식에게 그런 고액을 내고 인턴 기회를 사줄 수 있는 부모가 과연 몇 프로나 되겠는가?

결국 이것도 영국 특유의 혈연·지연·학연에 의한 특혜의 일종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이렇게 영국 대기업이나 중앙부처의 고급 공무원 등은 각종 연줄을 통해 들어온 사람들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 공개 경쟁 시험을 통한 채용이 무조건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최고의 선은 아닐지언정 그래도 각종 연줄을 통한 끼리끼리의 대물림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영국에는 그런 개념조차도 없다. 영국은 어차피 이런 면에서 보면 공정 사회가 절대 아니다. 그래서 애초에 연줄이나 뿌리가 없는 이민자 2세들은 자격증으로 살아갈 수 있는 전문 직종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변호사, 의사, 회계사, 변리사, 공인감정사 등이 그런 직종이다. 그래서 상류층이나 중산층 영국인들이 이런 전문 직업인을 더욱 존경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머리 아픈 공부도 싫어 전문 직종 취업은 꿈도 못 꾸고 대기업 취직이나 공무원도 못하는 일반 영국인이 선호하는 직업은 무엇인가? 영국의 대학 입학생 수는 고등학교 졸업자의 약 20%밖에 안 된다. 그나마 취직이 잘 안되고 학력 경쟁이 심해져서 지난 30년간 거의 4배가량 늘어난 것이 이 정도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내국인 대학생들은 학비가 공짜인 무상교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에 굳이 가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학생들이 얼마나 대학을 가지 않았으면 대학교 학비를 안 받고 고등교육을 시키려 했겠는가? (지금은 거의 1년에 2000만원에 가까운 학비를 받기 시작했다. 아직 스코틀랜드는 무상교육이다.)

지적인 남자보다 근육맨 인기

영국의 젊은이가 대학에 가지 않는 이유는 직업관 때문이다. 영국의 젊은이는 사무직을 비롯한 화이트칼라 직업보다는 단순한 직업을 편하게 느꼈다. 머리 아픈 공부 하지 않고 일찍(만 17세) 사회에 진출하기를 원했고, 실제 고등학교만 나와도 취직이 잘 되었다. 특히 경제가 좋았던 시절에는 세계로 수출하는 우수한 제조업이 존재해 굳이 고등교육을 받지 않더라도 좋은 직업이 많았다. 대학을 나와 사무직으로 취직한다고 해도 월급이 그렇게 많지도 않았다. 그러니 누가 대학을 가려고 했겠는가?

뿐만 아니라 영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어느 계급을 막론하고 지적(知的)인 직업을 특별히 선호하지도 않는다. 예로부터 영국에서 지식인의 상징은 가톨릭 수도회 수사들이었고 옥스퍼드대학교 내 칼리지들은 신학대학으로 출발한 경우가 많았다. 그런 칼리지 이름을 보면 예수(Jesus), 성체축일(Corpus Christ), 그리스도 교회(Christ Church), 위령의 날(All Souls), 성 요한(St John’s), 성 베드로(St Peter’s) 등 종교적인 냄새가 물씬 난다. 영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공부만 잘하고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는 안경 쓴 창백한 모범생을 보면 ‘새드(sad)하다’라는 표현을 쓴다. 원래의 뜻 ‘슬프다’를 지나서 ‘측은하다’ 혹은 ‘불쌍하다’라는 의미로 쓴다. 영국 여자들에게서 인기있는 젊은 남자는 ‘유머스럽고, 친절하고, 운동 잘하고, 키 크고, 약간 근육질적’인 남자들이다. 미국인들이 영국 남자의 전형으로 비명을 지르며 좋아하는 휴 그랜트를 영국 여자들은 좀 느끼하다고 표현한다. 차라리 영화 ‘킹스 스피치’에 나오는 콜린 퍼스를 훨씬 매력있는 남자로 친다. 여기서 눈 밝은 독자는 이미 눈치챘겠지만 영국인에게 있어 학벌이나 지적 능력 혹은 공부 잘하는 점 등은 전혀 매력의 요인으로 치지 않는다.

가난해도 당당하다

그래서 영국 회사들은 구인 광고를 낼 때 심지어 야외 직업(outdoor job)을 유인책으로 내놓는다. 정원사, 야외활동 지도사, 스키·수영 같은 스포츠강사, 공원관리사, 관광가이드, 레크리에이션 지도사, 놀이공원 안내인, 각종 행사 주선 요원, 소방서원, 경찰, 극지탐험대 리더같이 활동적인 야외 직업을 훨씬 선호한다. 심지어는 산속 깊은 곳의 대피소나 여름캠프 관리인마저 인기 직종이다. 경치 좋고 공기 맑은 곳에서 한가롭게 인생을 즐길 수 있어서다. 대개의 영국인에게는 사무실에서 햇빛도 못 보고 맑은 공기도 못 마시고 파리한 얼굴로 머리 아프게 일하는 사무직은 일단 기피 직업이다. 물론 돈을 아주 많이 버는 일이거나 돈은 많이 못 벌어도 아주 흥미롭거나 보람된 일이면 사무직도 인기 직종이 될 수 있다. 주요 언론 매체 및 패션을 비롯한 인기 잡지사 기자, TV를 비롯한 미디어 관련 업종, 광고 및 홍보 회사 등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영국 젊은이들에게도 인기 직종이다. 자선단체, 정치 활동 기관, 정당 사무국, 정치인 보좌관 등의 일도 영국 젊은이들이 보람된 일이나 가치 있는 일로 쳐서 인기 직종 중의 하나다.

이렇게 머리가 있는 영국의 젊은이들도 스트레스 안 받고 멋있고 편안한 직업을 선호한다. 서민층 자녀들은 머리 쓰지 않는 단순한 일을 하면서 힘들지 않고 편하게만 살려고 한다. 분명 영국인들은 행복이 무엇인지 안다.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만족이 진정한 행복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말이다. 그러나 영국인이 이 엄청나게 험한 세상에 이런 신선놀음의 행복만을 추구하면서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가 참 궁금하다. 영국인이 할아버지들이 쌓아놓은 부를 뜯어먹고 살면서 절대 기 죽지 않는 것을 보면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The art of stylish poverty)’이라 번역된 독일 작가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의 책 제목이 생각난다. 하긴 영국인은 가난해져도 절대 초라해지지 않고 당당할 수 있는 민족이긴 하지만….

주간조선

글쓴이 권석하

 IM컨설팅 대표. 영남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1980년대 초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영국에 건너가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유럽 잡지를 포함한 도서와 미디어 저작권 중개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월간 ‘뚜르드 몽드’ ‘요팅’, 도서출판 학고재 등의 편집위원도 맡았다. 케이트 폭스의 ‘영국인 발견(Watching the English·학고재)’을 번역 출간했다. 영국 국가 공인 관광가이드시험에 합격, 관광가이드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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