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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2 스포츠 마케팅이란? (2)
코리안위클리  2012/03/14, 07:37:56   
▲ 맨유의 팬들로부터 대성당(Cathedral)으로 불리는 올드 트래포드. 팬들은 이곳에 예배(worship)드리러 간다고 한다.

스포츠 유머 :
3명의 영국 축구팬이 사막에서 길을 잃고 굶주림에 시달리다 낙타의 사체를 발견했다. 첫 번째 팬은 “나는 리버풀(Liverpool) 팬이니 간(liver)를 먹겠어” 두 번째 팬은 “나는 하츠(Hearts: 에든버러가 연고지인 스코틀랜드의 프로 축구팀)의 팬이니 가슴(heart)을 먹겠네” 그러자 마지막 팬은 한숨을 쉬면서 “나는 아스날(Arsenal) 팬인데…. 식욕이 없어졌다네”

지난 번에 이어 오늘도 스포츠 마케팅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스포츠 마케팅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경영자들은 마케팅에 관한 지식뿐만이 아니라 스포츠와 팬들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 잉글랜드 축구의 전설 중 하나인 케빈 키건(Kevin Keegan; 뉴캐슬 유나이티드(Newcastle United)에서 선수와 2번의 감독직을 거쳤다)이 TV에 시리얼(cereal) 광고모델로 나온 적이 있었다. 그러자 그 제품의 판매량이 선덜랜드(Sunderland; 뉴캐슬의 지역 라이벌) 지역에서 급감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예가 의미하듯이 스포츠 팀들은 그들의 지역 연고지와 강한 유대감을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어떤 팀에게는 더 이상의 발전을 가로막는 방해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팀은 전통적인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진출하거나 그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바꾸는 계기로 삼기도 한다. 잉글랜드의 축구 클럽들은 90년대 들어 프리미어리그(EPL) 출범과 함께 이익을 추구하는 산업으로 폭넓게 인식된다. 이에 따라 빅 클럽(Big club)들은 전 세계적인 팬 베이스(fan base)를 가진 브랜드로 탈바꿈하게 된다.

글로벌리서치 회사 모리(MORI)에 따르면 이미 2003년에 아시아에서의 맨유(Manchester United)팬은 4,300만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에 따라 아스날의 이나모토, 맨유의 순지하이 등이 엄청난 인구와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한 동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일종의 미끼상품용으로 영입되었다. 2007년 한국을 방문했던 맨유의 당시 셔츠 스폰서 AIG는 1년에 2,800만 달러를 스폰서 비용으로 지불했다. 이에 어느 주주가 왜 그렇게 많은 돈을 영국에 투자하냐고 물어보니 AIG의 CEO 마틴 설리번은 “영국이 아니라 아시아에 투자하는 것”이라 대답했다 한다. 또한 2011년 맨유는 싱가포르에서 최고 10억 달러(약 1조 7000억) 규모의 주식시장 상장(IPO)를 추진하고 있다 한다. 만약 IPO규모가 예상 최고치인 10억 달러에 이른다면 맨유구단의 가치는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가 ‘가장 가치 있는 축구단’으로 선정하면서 평가한 기업가치 18억 6천만 달러를 훌쩍 넘어선 30억 달러까지 치솟게 된다. 맨유의 상장배경은 약 12억 달러에 이르는 적자를 개선하겠다는 것 외에도 전세계에 걸친 3억 명의 팬 중에 1억 9천만으로 훌쩍 늘어난 아시아 팬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맨유의 홈구장인 75, 811명을 수용하는 올드 트래포드(Old Trafford)는 매 경기의 티켓이 매진되며 경기장에는 전세계에서 온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이에 많은 맨체스터의 토박이들은 맨유는 더 이상 맨체스터의 팀이 아니라는 불만을 터트리기도 한다.

하지만 EPL 클럽들과는 다르게 하위리그로 눈을 돌리면 전혀 다른 현실이 존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중소 규모의 축구 클럽들은 아직도 적절한 교육과 훈련을 안 받은 전직선수 출신들이 팀의 마케팅을 담당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이런 클럽들은 그들의 고객보다는 선수위주의 자기성찰적인(introspective) 정책을 펼치기도 하며, 이는 곧 팀의 주 수입원인 마케팅에서 심각한 결함을 가져오기도 한다.

EPL의 해외 시장 진출과 함께 해외자본도 리그의 인기에 편승해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런던의 대표적인 부촌을 배경으로 한 첼시(Chelsea FC)는 러시아의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인수하기 전에는 그저 그런 성적을 내면서 선수들이 훈련장에서의 모습보다는 웨스트앤드(Westend)의 유명 클럽에서 모델 혹은 배우들과의 사진이 더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로만의 팀 인수 이후로 천문학적인 액수를 쏟아 부어 2004-5년 시즌에 첼시는 50년 만에 우승하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하지만 로만의 UEFA 챔피언스 리그우승에 대한 열망과 끊임없는 팀 간섭, 조급증으로 수시로 감독을 교체하게 된다. 지난 주에는 다시 한번 ‘제2의 무리뉴’라는 별명을 얻으며 첼시에 화려하게 등장한 보아스 감독이 단 9개월 만에 경질됐다. 보아스 감독은 1000만 파운드 (약 177억)의 보상금을 받았으나 대다수의 첼시 주전선수들로부터 작별인사를 받지 못한 채 34살의 이 젊은 감독은 눈물을 흘리며 팀을 떠났다고 한다.

첼시와 비슷한 이른바 ‘슈퍼부자’들이 팀을 인수하는 케이스가 늘어나고 있다. 예로, 스페인의 말라가는 카타르 왕족이, 헤타페는 UAE의 왕족이, 그리고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망(PSG)은 역시 카타르 왕자에 의해 인수됐다. 이런 슈퍼부자들의 경쟁적인 축구팀 인수로 인해 축구계에서는 ‘가난한 아브라모비치의 시대는 끝났다’라는 우스개가 나온다 한다. 2008년 로만보다 자산이 2배 이상 많은 UAE의 왕자인 만수르가 인수한 맨시티(Manchester City)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어 한 때 3부 리그에 있었던 팀을 EPL 선두권으로 이끌었다. 2009년 12월에 새롭게 임명된 맨시티의 감독은 작년까지는 지도력에 의구심을 받았으나, 첼시의 로만과는 다르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린 만수르 구단주의 기대에 부응하듯이 2011-12시즌 현재 팀을 리그 선두로 이끌고 있다. 오늘의 퀴즈는 실력 뿐만이 아니라 리그에서 가장 멋진 스타일을 자랑하는 이 감독은 누구일까?

정답은 이탈리아 출신의 로베르토 만치니(Roberto Mancini)이다. 인터밀란을 이끌고 3년 연속 Serie A 우승을 이끈 이 감독은 자신이 속한 팀의 스카프(scarf)을 즐겨 두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직 영어가 부족한 만치니 감독은 자신의 영어실력을 늘리기 위해 ITV의 코로네이션 스트리트(Coronation Street)을 즐겨본다고 한다.

▲ 로만의 첼시 인수 이후 가장 아름답게 팀을 떠난 히딩크 감독. 그는 2002년 월드컵 우승 감독인 스콜라리가 해고된 후 3개월 동안 팀을 맡으며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히딩크가 팀을 맡는 동안 첼시는 단 한번의 패배만 기록했다.
▲ 로만의 첼시 인수 이후 가장 아름답게 팀을 떠난 히딩크 감독. 그는 2002년 월드컵 우승 감독인 스콜라리가 해고된 후 3개월 동안 팀을 맡으며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히딩크가 팀을 맡는 동안 첼시는 단 한번의 패배만 기록했다.



글쓴이 이 정 우
jaythecolumnist@yahoo.co.uk
www.facebook.com/lovehardieyoung

Birkbeck 경영학 박사과정 중
University of Sheffield, MSc (Sport & Recreation Management)
SOAS, BA (Politics)

SM Entertainment 해외사업부, 스포츠 포탈 사이트 근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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