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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주재원 글짜크기  | 
미디어플레이어 5 ‘싼게 비지떡?’ 미디어 패키지 상품의 진실
코리안위클리  2011/04/06, 05:31:46   
▲ 합리적 가격 비교는 필수적이지만, 저렴한 가격에만 현혹되어 상품을 결정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중대한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
계약 조건·약관 꼼꼼히 살펴야
업체간 과도한 출혈경쟁, 서비스 질 저하·소비자 부담 가중

근래에 영국에서 모바일폰이나 가정용 인터넷, 집 전화 등을 새롭게 신청했다면 대부분 ‘묶음형 상품(Bundle 상품 혹은 Package 상품)’에 대한 가입 권유를 한번쯤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묶음형 상품이란 가령 A사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가입자가 A사나 혹은 A사와 연계된 회사에서 제공하는 집 전화(인터넷 전화 포함), 다채널 유료 TV 서비스 등을 묶어서 가입할 시 전체 금액 중 상당액을 할인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이처럼 두 개 이상의 상품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서 판매하는 묶음형 상품은 최근 들어 소비자들의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데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은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LLU(Local Loop Unbundling: 영국 최대 통신회사인 BT의 전화선을 대여하여 타 통신회사가 관련서비스를 재판매할 수 있게 된 법령으로, 회선을 대여하는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BT에 납부하는 조건으로 제공됨) 서비스로 인해 커뮤니케이션 시장에 이른바 묶음형 상품이 급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2006년에 가장 많은 상품을 판 것으로 알려진 BT의 ‘인터넷+집전화’ 묶음 제품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하면서, 2007년에는 이른바 미디어 패키지 상품의 전성시대라고 할 만큼 다양한 상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위성 디지털 TV에 주력하던 ‘Sky Media’는 자신들의 강점인 위성 TV에 인터넷과 집 전화 서비스를 연동한 ‘인터넷+위성 디지털 TV+집전화’를 패키지로 묶어서 할인 가격에 제공하였고, 영국 최대 케이블 TV 업체인 ‘Virgin Media’ 역시 같은 형태의 패키지 상품을 내어놓았다.

계약 조건이나 약관 등을 꼼꼼하게 읽어보는 수고를 하지 않고
겉으로 드러나는 가격에만 현혹되어 계약을 체결할 경우
인터넷의 속도가 형편없이 느리다거나, 실질적으로 볼만한 TV 채널의 수가
터무니 없이 적은 문제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미디어규제기구인 Ofcom에 따르면, 2009년 통계에서 영국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이 이러한 묶음형 미디어 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세부적으로는 ‘집전화+인터넷’이 가장 많은 47%의 비율을 차지하였고, 그 다음으로 ‘집전화+인터넷+유료 멀티채널 TV’가 18%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가정용 인터넷 이용 가구의 65% 이상은 묶음형 상품을 연계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묶음형 상품의 확대로 인해 영국의 가구당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비용은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영국의 가구당 월간 미디어 서비스 이용료는 93.63파운드로, 이는 2006년에 비해 1.53파운드 감소한 금액이며, 2004년에 비해서는 무려 4.31파운드가 감소한 금액이다. 2007년 한 해 동안 영국의 식료품은 약 7% 포인트 증가하였고, 전체 소비자 물가 지수는 4.1% 증가한 것에 견주어보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이용금액의 감소폭은 더욱 큰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묶음형 커뮤니케이션 상품의 범람이 영국 미디어 시장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만은 아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가격 경쟁력에만 집중되는 현 미디어 시장의 상황이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계약 조건이나 약관 등을 꼼꼼하게 읽어보는 수고를 하지 않고 겉으로 드러나는 가격에만 현혹되어 계약을 체결한다. 이 경우 인터넷의 속도가 형편없이 느리다거나, 실질적으로 볼만한 TV 채널의 수가 터무니 없이 적은 문제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저렴한 가격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인프라 개발이나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는 소홀해진다. 실제로 영국은 차세대 광케이블을 이용한 인터넷 이용자 수가 유럽 내에서도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미디어 산업의 콘텐츠에 대한 부분은 발달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IT 산업 인프라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 기업들이 당장의 이윤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 투자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가격 경쟁에 즐거운 선택만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결국 이러한 과다경쟁의 지출로 낭비되는 금액은 고스란히
서비스 질의 저하와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묶음형 고객 유치에 대한 기업간 과다 경쟁으로 인해 계약기간이 끝나고 타 서비스 업체로 옮기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쓰레기로 버려지는 케이블 셋톱 박스와 위성 안테나, 특정 회사의 방송 수신기 및 인터넷 수신기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영국 미디어 상품의 계약 기간은 대부분 18개월에서 24개월로 이 기간 동안 이용약정 조건으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계약 기간이 끝난 소비자들을 지키려는 기존 서비스업체와 이들을 끌어들이려고 하는 타 서비스업체들 간의 과다경쟁으로 인해 불법적인 무료 이용 서비스나 고가의 사은품 등이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프라의 중복 투자, 설비 남용, 하드웨어 폐기 등으로 발생하는 재화의 손실 규모는 해마다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손님모시기 경쟁에 즐거운 선택만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결국 이러한 과다경쟁의 지출로 낭비되는 금액은 고스란히 서비스 질의 저하와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영국 정부는 묶음형 미디어 상품시장의 과다 경쟁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규제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유럽연합의 초고속 인터넷망 사업 추진에 따른 조치로 IT 인프라 구축에 대한 의지를 밝혔던 영국 정부는 인프라 사업 구축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해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특혜를 제공할 계획이다. 과연 영국 정부와 미디어 기업들이 어떤 해법을 모색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쓴이 주 재 원
         (LSE,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
          mediakorea@hotmail.com

약력 : - 부산·포항 극동방송/CBS 영화·문화관련 프로그램 진행 
         - 중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출강 
         - 언론중재위원회·방송진흥위원회·한국콘텐츠진흥원·방송협회 영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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