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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주재원 글짜크기  | 
미디어플레이어 3 다문화 사회와 어린이 프로그램의 역할
코리안위클리  2011/03/09, 06:31:30   
▲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장애인 수는 약 300만 명으로 추정되지만 어린이 TV 프로그램에서 이들의 존재를 인식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다문화 사회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21세기에도 ‘뽀뽀뽀’와 ‘TV 유치원’으로 대변되는 한국의 어린이 프로그램은 시간이 멈춘 듯 정체되어 있다.
글로벌 시대 어린이 교육 방송의 문화적 다양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어린이들에게 있어 교육이란 사회를 바라보고 판단하는 가치관을 정립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제작되는 TV프로그램은 매우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맡는 것임에 분명하다. 더욱이 공공서비스의 영역으로 간주되는 지상파 방송을 통해 방영되는 어린이 프로그램은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보편적이고 어느 한 편으로 치우치지않게 반영되어야 한다.
영국 지상파 방송의 어린이 프로그램은 이미 세계적으로 가장 교육적이고 창의적인 콘텐츠로 평가 받아 왔다. 이것은 단순히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결과로 치부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문화주의에 입각한 보편적 콘텐츠 개발’이라는 프로그램 제작 가이드라인으로부터 기인한 부분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과거 미국의 디즈니 만화나 헐리웃에서 제작된 어린이 프로그램들의 특징은 건장한 백인 남성 캐릭터와 금발의 백인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나오고 있으며, 유색인종과 장애인(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잭 선장, 한쪽 손이 없는 후크 선장, 등이 굽은 마귀할멈 등)은 대부분 조연 혹은 악당의 이미지로 묘사되었다.
이러한 문화 콘텐츠에 익숙한 아이들은 백인에 대한 막연한 존경심과 함께 유색인종이나 장애인에 대해서는 이유 없는 적대감과 차별적 시선을 가지게 되며, 그 결과는 오늘날 30대 이상의 상당수 한국인들의 정서적 가치관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90년대 후반 이후 포스트모더니즘에 입각한 다문화주의와 다양성에 대한 존중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영국에서는 2003년 새로운 미디어법인 ‘Communication Act 2003’의 등장과 함께 지상파 방송의 어린이 프로그램이 다양성의 원칙에 입각해서 제작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다양성 원칙에 입각해 제작된 TV 콘텐츠에 익숙한 어린이들은
일상생활에서도 소수인종이나 장애인,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


영국은 백인 대 유색인종의 비율이 약 8.5:1.5 정도로 여전히 백인 중심의 사회다. 그러나 CBeebies (0세~6세를 대상으로 하는 BBC의 유아 전문 채널)나 CBBC (6~12세를 대상으로 하는 BBC의 어린이 전문 채널)에서 방영하는 콘텐츠를 유심히 관찰하면 등장인물의 다양성에 대한 제작자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우선 인종적 다양성은 출연자들의 다양한 인종적 구성으로 확인할 수 있다. BBC는 내부 제작 가이드라인을 통해 3인 이상의 어린이가 출연할 시 반드시 소수인종의 어린이를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5명의 어린이가 등장할 시 3명 이하의 백인과 1명 이상의 아시아계, 1명 이상의 흑인 어린이가 여기에 포함되며, 더불어 거의 동등한 수의 남녀 성비도 맞추도록 되어있다. 또한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자의 경우에도 이와 비슷한 비율의 인종적 구성을 갖추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다양성도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한국의 일부 뉴스에서도 보도된 바 있지만, 현재 CBeebies의 메인 진행자 중 한명인 Cerrie Burnell의 경우 한쪽 팔이 없는 장애인이다. 그녀가 처음 진행을 맡았을 때 영국 내에서도 거부반응을 보이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BBC 집행부는 ‘장애는 이상하거나 부끄러운 것이 아니며, 장애인들에게도 모든 사회적 활동에 있어 동등한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을 어린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녀를 지지해 왔다. 이뿐만 아니라 CBeebies의 인기 어린이 프로그램 중 하나인 ‘Balamory’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 캐릭터가 고정적으로 출연하고 있으며, ‘Something Special’에는 주로 다운증후군이나 중증지체장애가 있는 어린이들이 친숙하게 등장한다. 장애인과 인종적 다양성 뿐 아니라 등장인물의 직업들도 매우 다양하다. ‘Balamory’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직업은 작은 마을의 경찰관, 우체부, 조그만 구멍가게 주인, 유치원 선생 등으로 매우 일반적이면서도 다양하다.
또한 ‘Me too’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재래시장 과일가게의 상인, 기차 내부의 음식판매원, 버스 청소부, 택시기사 등으로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서민적인 직업들을 모델로 하고 있다. 이러한 TV 콘텐츠에 익숙한 어린이들은 일상생활에서도 소수인종이나 장애인,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

진정한 글로벌화는 영어 몇 마디 잘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문화를 편견 없이 바라보고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터득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지난 2007년, 대한민국 법무부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수가 100만명을 넘겼다는 발표를 했다. 비자를 받지 않고 거주하는 외국인까지 포함하면 2010년 현재 약 120만~150만 명의 외국인이 한국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또한 2007년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장애인은 177만여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장애인을 합치면 약 300만여 명 이상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한국의 어린이 TV 프로그램에서 이들의 존재를 인식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콘텐츠 다양성의 측면에서도 역시 10년~20년 전의 어린이 프로그램과 별반 다를 바 없다. 다문화 사회가 되어가고, 사회적 인프라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21세기에도 ‘뽀뽀뽀’와 ‘TV 유치원’으로 대변되는 한국의 어린이 프로그램은 시간이 멈춘 듯 정체되어 있다. 갈수록 어린이 프로그램이 축소되는 것에 대해 익명의 제작자는 “요즘 아이들은 학원가기 바빠서 TV를 시청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물론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렇게 바쁜 아이들도 미국에서 제작된 영어교육 DVD는 거금을 투자하면서까지 보고 있다고 한다. 진정한 글로벌화는 영어 몇 마디 잘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문화를 편견 없이 바라보고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터득할 때 비로소 가능한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글쓴이 주 재 원
          (LSE,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
           mediakorea@hotmail.com

약력 : - 부산·포항 극동방송/CBS 영화·문화관련 프로그램 진행 
         - 중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출강 
         - 언론중재위원회·방송진흥위원회·한국콘텐츠진흥원·방송협회 영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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